기자명 진가연 기자 (iebbi@skku.edu)

지난 7월 언어학자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언어학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방학 중 기획을 잡던 기자에게 세계언어학자대회는 기획의 보고로 보였다. 범주가 넓은 언어학을 다양하게 다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부서회의와 전체회의를 거쳐 기자가 속해있는 학술부에서는 이번 학기 4번의 언어학 연재를 기획하게 됐다. 지난 1445호부터 본지 학술면에는 △소쉬르와 촘스키 시대의 언어학 △코퍼스 언어학 △수화학 △인지언어학으로 주제를 나눠 연재를 시작했다. 이 중 기자는 두 번째 연재인 정보로서의 언어, ‘코퍼스 언어학’을 맡았다.

솔직히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기 전에는 코퍼스 언어학을 소개하는데 자신이 있었다. 코퍼스를 단순히 정의하면 텍스트들의 집합이기에 쉽게 기사를 쓸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 이후 나오는 건 한숨뿐이었다. 머릿속에서는 코퍼스 언어학의 개념이 뒤죽박죽되고 그것을 기사로 풀어내기엔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기자는 익숙한 컴퓨터와 코퍼스 언어학과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곧 기사 작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정보사회가 되면서 컴퓨터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언어 연구를 비롯한 많은 학문 영역에서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물론 코퍼스 언어학의 시작은 1950년대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러나 컴퓨터의 발달로 컴퓨터 내부의 전자 텍스트 자료를 기반으로 자연언어를 연구하는 접근법이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접근법을 코퍼스 언어학이라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퍼스 언어학은 검색, 추출, 정렬, 계산하는 일을 이전과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즉 컴퓨터의 발달이 언어학 연구의 비약적인 발전을 도운 것이다.

매번 학술부 기사를 쓰면서 느끼는 점은 자칫 따분하고 재미없게 느껴져 쉽게 와 닿지 않는 학문 역시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발전한다는 것이다. ‘~학’이 붙었다고 무조건 거부하지 말고 그 속을 잘 들여다보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의 일상과 연결된 학문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