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캠 김호열(문정01)학우

기자명 이은지 기자 (kafkaesk@skku.edu)

“한 번 사는 인생, 멋지게 살고 싶습니다. 위인전에 제 이름 올리는 것이 소박한 목표라고 할 수 있죠” 다소 원대한 목표를 ‘소박하다’고 말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우리 학교 문헌정보학과 김호열 학우, 바로 그의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슈바이처같이 인류 공헌에 힘써 자신의 존재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한 첫 발걸음을 암 환자를 위한 문화 기획 단체인 ‘구름’ 위로 내딛었다.

구름은 죽음을 앞둔 암환자들에게 따가운 햇볕도 가려주고 단비도 내려주자는 의미로 지난 해 3월 만들어진 단체다. 활동 목표는 암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그들을 배려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 실제 이곳에서는 환자들을 위한 뭉게구름 음악회, 캠프, 강연회 등의 뜻깊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가 이런 활동을 하게 된 것은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아라’는 어머니의 가르침도 한 몫 했지만 아버지가 갑작스레 암 선고를 받은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암 환자에 초점을 맞췄던 구름은 근래에 와서 NGO를 위한 기획ㆍ디자인 단체로의 활동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소속돼 있는 미술학도와 영세한 시민단체를 연결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김 학우가 사무국장을 맡았었던 암시민연대 활동을 통해 시민단체의 열악한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에 생긴 변화다.

지난해 그가 다녀온 영국은 시민단체의 사회적 기반이 우리나라의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탄탄했으나 우리나라는 규모가 큰 곳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홈페이지 하나 없는 힘든 상황에 처해있었다. “젊은 미술학도들의 도움을 빌어 무료로 시민단체들을 돕다 보면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시민단체의 활동이 시민의 공감을 살 환경이 마련될 겁니다”

그는 이처럼 대외적인 활동 외에도 젊음을 누리기 위한 다양한 개인 활동들을 해왔다. 마라톤, 복싱, 웹툰 연재, 소설 창작 등 마치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상상하기도 힘든 범위의 활동들이 마구쏟아져 나온다. 모두들 취업에 혈안이 돼있는 시대에 얼핏 보면 전혀 쓸데없는 활동들을 일삼는 그는 자신의 왕성한 활동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저기 부딪히는 것 자체가 세상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는 과정인거죠. 또 이런 것들이 살다보면 제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얼마 전에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우리 학교 문헌정보학과 심원식 교수님과 함께 보건의료관련 DB를 구축하는 활동에도 착수했다고. “컨베이어 벨트같이 정해진 길을 따라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아요” 범위를 규정하기 힘든 그의 활동이 또 어디로 튈지는 섣불리 가늠하기 힘들 것 같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름 활동을 하는데 사비를 천만원 가량 쓸 정도로 어려운 재정을 언급하며 총장님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총장님, 뵙고싶습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