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황훈희(스포츠06) 학우

기자명 윤다빈 기자 (ilovecorea@skku.edu)

중학생의 프로 진출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 안양 LG 프로팀의 2차 테스트 통과, 고등학생 시절엔 미국 프로축구 LA갤럭시의 1차 입단테스트 합격까지. 이처럼 화려한 축구 경력을 가진 주인공은 우리 학교 축구부의 황훈희 학우이다. 그의 활약은 최근에도 눈부시다. 지난 1월에는 올림픽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스페인 전지훈련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로 U리그에서 대학 선수의 수준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그는 언제나 상대팀의 경계대상 1호에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뛰어난 축구 실력 뒤의 남몰래 눈물 흘려야 했던 그의 지난 세월을 아는 이는 드물다. “재정 지원이 필수적인 운동선수 임에도 집안 여건은 그리 여유롭지 못했어요. 이로 인해 힘든 순간도 많았죠. 그래도 저를 위해 모든 걸 바치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포기할 수 없더군요”

실제로 그를 위한 가족들의 헌신은 대단했다. 축구광이었던 아버지는 아들의 성공을 위해 매니저 역할을 자청했고, 어머니는 힘든 식당일을 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특히 그의 누나는 자신의 대학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동생을 위해 등록금까지 내놓았다. 이러한 가족들의 헌신 앞에 그는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었다고. “다들 집으로 돌아간 밤늦은 시간까지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했어요. 편히 쉰 날이 거의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요. 빨리 성공해서 가족들에게 보답해야겠다는 일념이 저를 연습벌레로 만들었죠”

당시의 이러한 노력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그가 멕시코의 세미 프로팀에서 연습하던 시절 전치 6개월의 부상을 당했음에도 1개월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운동을 쉬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새벽 5시까지 치료에 매달렸습니다. 당시 의사도 감탄할 정도로 빠른 재활 속도였죠”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그의 해외 진출은 끝내 좌절됐고, 당시 축구 명문이 아니었던 우리 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의 이력을 감안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법한 상황. 그럼에도 그는 괘념치 않는 태도를 보인다. “성균관대라는 유명 대학에 아직 뛰어난 축구 선수가 없기 때문에 제가 성균관의 이름으로 뭔가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이렇듯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있는 그이지만 팀 내 열악한 환경은 늘 아쉬움으로 자리하고 있다. “타대와 달리 아직도 선수들이 직접 운동장의 돌을 치우고 잡초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좋은 훈련 환경이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러면서 학우들에게 꼭 하고 싶었다는 말을 전한다. “선수들이 힘든 만큼 학우들이 우리 학교만의 신바람 나는 응원 문화를 만들어주신다면 저희는 반드시 그에 보답할 것입니다. U리그를 통해 학우들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U리그에서의 성공과 프로 진출을 통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다는 황훈희 학우. 역경을 이겨온 담대함과 가족을 향한 사랑이 그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아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