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석(경영06)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혼란과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문제해결의 최선봉에 서줄 리더를 원한다. 그러나 무수한 리더들 가운데 진정한 리더는 찾기 힘들다. 크게 성공하여도 존경받는 지도자가 없고 심장을 뛰게 하는 비전을 제시하며 구성원과 함께하는 모습이 없다. 다시 말해, 리더는 있으되 리더십은 실종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리더십교육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공은 강조했지만 공동체 윤리와 리더십, 철학교육이 빈약하였다. 그 결과 공익보다 사익을, 위기가 닥쳤을 때 회피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리더들만을 무수히 보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는 근본적 방법은 단 한 가지, 체계적인 리더십 교육을 하는 것이다.

이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임과 동시에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대학간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단지 능력 있는 일꾼이 아닌, 자기철학과 뚜렷한 비전을 겸비한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대학이 자신만의 특색과 강점을 잘 살린 리더십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인재 어떤 리더를 키울 것인지 분명해야 한다. 이미 삼성,GE 등 글로벌 초일류 기업들은 자사형 리더십을 계발하고 인재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세계적인 리더십 중심대학’을 목표로 ‘섬김의 리더십’을 대표 브랜드로 만들었다. 우리 역시 리더십교육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 사실, 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성균관은 국가경영의 최고인재를 길러내는 리더양성소였다.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학문의 목적 역시 부단한 자기수양에서 출발한 치세(治世)에 있었다. 이렇듯 610년의 역사적?학문적 전통과 독특한 문화자산을 가진 우리학교는 이를 근간으로 하는 리더십교육만 이뤄진다면, 더 많은 성균의 리더들이 사회에서 주목받을 것이다.

더 많은 연구와 토론이 있어야겠지만, 나는 우리의 ‘성균리더십’을 ‘창조적 융합의 리더십’과 ‘착한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싶다. 전통과 첨단이 조화하고 글로벌대학을 꿈꾸며 가장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이 만나는 곳, 활성화된 학부제·복수전공을 통해 학문간 융합을 이뤄내는 이 모든 것이 21세기, 다양한 영역과 사람을 이해하며 공존하고 창조하는 지금에, 우리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특히, 유교학문에서는 음양과 다양한 관계들 간의 조화와 질서를 중시한다. 지금 세계는 아시아의 부상과 함께 이러한 유교문화에 대한 관심과 재해석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학교 입장에서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또한 우리 사회는 점점 높은 도덕성과 윤리적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착한 기업, 착한 인재가 각광을 받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리더들이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도 존경을 받을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도덕적 가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학교의 ‘인의예지’의 정신과 다양성과 조화에 입각한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심성은 시대가 요구하는 ‘착한 리더십’에 부응한다.

이제 새로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어느 개인도 학력이나 학맥만 믿고 성공할 수 없다. 또 올바른 리더십 없이는 능력을 발휘할 수도 없다. 때문에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독특하면서도 올바른 리더십을 갖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잠재역량을 극대화해 우리만의 ‘스쿨 리더십’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구성원간의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을 통해 리더십을 계발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성균리더십’과목을 개설해 캠퍼스 공통과목으로 묶을 필요도 있다. 또한 위대한 성균의 리더들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홍보해야 하며, 관련한 학생활동도 지원해야 한다.

이제 리더십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넘쳐나는 지식·인적 교류를 담는 그릇이 바로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그 그릇이 작으면 작은 대로 얻는 것이 적어지겠고 남의 것과 똑같다면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이제 ‘성균리더십’이라는 우리만의 큰 그릇으로 세계를 담아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