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연(국문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1995년 5.31 교육개혁과 그 이후 진행된 일련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들은 대학을 대중교육기관으로 바꾸어 놓았다.

교육 기회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대학의 대중화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대중대학의 본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대학의 대중화가 자율화, 시장화와 함께 진행되어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이 수익을 위해 운영되는 영리법인으로 변화하면서 대학은 자본에 완전히 종속되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영리법인으로서 대학이 자본에게 가져다주는 직접적인 이익이 아니다. 문제는 대학이 더 이상 교육기관이 아닌 자본이 직접 활용 가능한 지식을 재생산하는 하청연구기관으로, 자본이 필요로 하는 유연화된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노동력양성소로 전락해버린 데에 있다. 지식의 생산과 분배는 대중에게서 박탈되었으며 지식의 본래목적을 잃고 오로지 자본의 이익에만 봉사하게 되었다.

사실상 대학생은 국민교육을 통해 노동에 필요한 시간 엄수, 반복 작업에 대한 숙련, 기초적 언어 및 계산능력만을 습득하고 탄광이나 방직공장으로 향하던 산업사회 초기의 노동자들과 다를 바 없게 된 셈이다. 아니 더 비참하다. 대학의 대중화는 학력중시 이데올로기를 강화시키고 경쟁을 가열시켜 대중들은 ‘피 같은’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니면서 소위 ‘스펙’을 제고하기 위해 ‘피 터지는’ 학점 경쟁을 해야만 한다. 경쟁으로 인한 서열화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자 줄 세우기로 이어지고 자본은 출혈적인 경쟁을 통해 걸러진 우수인재들을 싼 값에 구입하고 그렇지 못한 대중들은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게 된다.

그 결과, 대중의 고통은 심화되고 대중의 지식에 대한 권리는 위협 받을 것이다. 이와 같은 교육 변화의 흐름에 대해 비판적인 견지를 가지고 교육 시장화 이전의 대학 교육에 대한 옹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효과와 사회적 역할, 지식의 생산과 분배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이루어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