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진(화공 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한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유난히 복학생들이 많은 자과캠에서 07학번 2학년은 아직 어린 후배이기도 하지만 젊었던(?) 신입생 때가 벌써 옛날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2년은 길면서 짧았다. 그렇기에 흘려보낸 2년이란 세월은 아쉬움만 더해지고, 앞으로 펼쳐질 나의 2년은 설레임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말 지난 2년이 무심하게만 느껴지는 건, 아직도 나의 찬란한 미래를 위한 청사진 한번 제대로 그려보지 못한 채 방황하고만 있는 것 같은 지금의 내 모습 때문이리라. 몇몇의 또래들은 일찌감치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고 착실히 준비하는 것 같지만 나는 세상이 나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 믿고만 살았던 것 같다.
여기엔 ‘설마 여기까지 공부하고 백수로 살겠냐’며 건네던 친구의 한마디도 작용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 내일 시험이나 걱정하라는 친구말마따라 당장의 일에 해결하기 급급했고 그렇게 흘러 오늘, 2학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대학생활에서 제일 재밌던 때라고 꼽는 바로 그 ‘2학년’이 그저 그런 1년이 되고 만 건 아닌지 나를 원망하며 조금 더 젊음으로 내달려보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자책하다가 문득, 나에게 이런 의문을 던져보았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삶’,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멋있는 삶’에 치여 멋지게 펼쳐질 수도 있었던 내 삶을 주눅 들게 만든 건 아닐까. 다른 사람의 말에 안심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 나를 자책했던 지난 시간에 조금씩 사라져간 나만의 미래가 그렇게 깎여간 건 아니었을까.

지금과는 다른 또 다른 2년이 펼쳐질 지금, 나의 의지로 야심차게 꾸려온 시간이라기엔 부족함이 많았던 지난 2년은 자책과 반성보다는 그저 나의 모습으로 간직하기로 한다.

앞으로 더 힘들어질 2년이라지만 세상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나의 것으로 만들어보리라 결심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위인들이 어렵고 힘들었던 자신을 응원했던 것처럼,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나의 인생을 응원하리라, 이 한마디를 힘차게 건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