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유리 기자 (joje0201@hanmail.net)

재수 끝에 들어온 대학은 꽤나 흥미로웠다. 1학기는 자유와 방종의 경계를 애써 모른 척하며 물 흐르듯 흘려보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자유를 만끽한 것에 대한 후회는 크지 않았다. 물론 단 한 모금의 후회조차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오히려 나는 1학기 때 더 놀지 않았던 것을 가끔씩 후회하고 있다. 왜냐하면 2학기는 1학기와는 반대로 놀 여유도 별로 없이 흘러지나갔기 때문이다.

2학기에는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그래서 동아리를 찾아보던 중 성대신문사의 수습기자 모집 광고를 발견했다. 고등학교 때 잠시나마 기자를 꿈꿔왔던 나는 바로 이거구나 싶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지원서를 내고 논술을 보고 면접까지 마친 후 나는 성대신문 수습기자가 됐다.

거의 매일 오전 오후로 이어지던 트레이닝과 화요일마다 자과캠에서 열리는 편집회의에 참석하는 정기적인 일정만 제대로 해도 내 2학기는 정신없이 바빴다. 성대신문은 애초부터 단순한 동아리와는 차원이 달랐고 그 차별화된 점에 끌려 성대신문에 들어온 거였지만 내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빼앗겼다. 오후 6시 트레이닝을 참석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의 개인적인 약속이나 조별 모임 등은 빠져야했고 그 외에도 과제를 한다거나 연습 기사를 체크받으면서 신문사에서 밤을 새기도 했고 그 모든 일정을 소화하다가 아프기도 했다. 몸이 지치니까 시간이 있어도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게 됐고, 주위 사람들과 친한 친구들이 섭섭해하는 일도 잦았다. 한마디로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신문사에 할애해야했고 그만큼 잃은 것이 많아 속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얻었다. 잃은만큼 혹은 잃은 것보다 더 가득. 미숙하게나마 새로운 지식과 능력을 습득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새로운 공기를 맛보았다. 그리고 여전히 얻고 있다.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