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염동윤 기자 (dongyoon@skku.edu)

1년 동안 좁디좁은 학원 책상에서 나름 힘들었던 재수생활을 끝내고나니 나를 조이고 있던 긴장의 끈은 끊어져버렸다. 1학기에 새내기가 되어 학교에 다니면서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재미를 느끼고 난생 처음 주어진 자유를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게임, 당구 등의 재미거리를 찾았고 새벽 늦게 집에 들어오는 것이 일상이 됐다. 그렇게 순식간에 한 학기가 흘러갔다. 여름 방학에도 뭘 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던 나는 매일을 컴퓨터와 음주가무로 보냈고, 드디어 2학기에 접어들었을 때…….

나는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좋지 않은 학교 성적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이후 많이 끌어올렸던 영어실력, 글쓰기 등 모든 나의 능력이 퇴보하는 것을 느끼면서 더 이상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난 다시금 내 열정에 불을 지펴줄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밴드에 들어가 악기를 다루는 것, 학회에 가입하여 전공할 과목을 미리 공부하는 것, 연합 동아리에 들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사회 경험을 해보는 것, 아니면 단지 학점을 위해 공부만 하는 것 등…….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었으나 무엇 하나 내 마음을 확 사로잡는 것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강의실을 나왔을 때 벽에 붙은 포스터 한 장이 내 눈길을 끌었다. “안주의 사슬을 끊고 펜을 들어라” 포스터에 크게 적힌 이 문구는 마치 나를 꾸짖는 소리처럼 들렸다. 어렸을 때 나는 항상 새로운 일을 경험하는 것을 주저하곤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그것을 후회하곤 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는 외침이 내 마음 속에 울렸다. 한동안 포스터 앞에서 멍하니 서있던 나는 그 즉시 성대신문사를 찾았다. 그렇게 논술, 면접을 보고 성대신문사에 들어왔고 부모님도 처음으로 무언가 한 가지에 몰두해보려 하는 나를 대견해 하셨다.

그 후 아침 8시 30분에 진행되는 8주간의 트레이닝을 받고 신문사 사람들과 점점 친해지면서 나는 스스로 성대신문사의 일원이 되어 감을 느꼈다. 신문사를 단지 하나의 동아리 정도로 여겼던 내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자의 역할과 성대신문이 하는 일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성대신문 기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책임감을 요하는 일인지, 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나는 성대신문사에 점점 빠져들었다.

준정기자 선서식을 3일 앞둔 지금, 나는 성대신문사에 들어온 것이 내 최고의 선택임을 자부한다. 물론 진정한 기자 생활은 이제 시작이고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나는 기꺼이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내 열정에 불을 지펴준 성대신문에 정말 감사한다. 이제 내 펜이 그 보답을 할 것이다.

나는 결국 안주의 사슬을 끊었고 펜을 들었다. 이 펜이 내 인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 굳게 믿으며 수습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