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유리: 기자 (joje0201@skku.edu)

"얼~씨구 들어간다~ 절~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구성지면서도 찰진 민요 가락에 건조하게 얼어붙어있던 노인들과 어린아이들의 표정이 점차 밝아져간다. 이윽고 너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어느새 모두 하나가 된다. 문화로 지역의 소외계층에게 희망을 전하는 '복주머니 문화 봉사단'의 마당극 공연이 한창 무르익은 인천 ‘내일을 여는 집’의 정경이다. 그 현장에서 한국문화복지협의회 인재연 공연사업팀장과 이러한 따스한 움직임에 관해 들어봤다.

■ 복주머니 문화 봉사단은 어떤 프로젝트인지 궁금하다
작년 말 즈음 소외계층 지원 방안을 연구하던 중 그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기 위해선 문화를 통해 친근하게 다가서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문화로 따뜻한 겨울나기’라는 표어 아래 전문 문화예술ㆍ체육인으로 구성된 복주머니 문화 봉사단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달하는 것을 취지로 삼고 있다. 40여일에 걸친 봉사 기간 동안 마술이나 마임공연 등을 선사하는 △웃음 복주머니 한국무용 등의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전통 복주머니 미술인과 함께 마을을 꾸미는 △미술 복주머니 생활체조 등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 복주머니의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 봉사단의 문화 나눔 활동이 소외계층에게 어떤 영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노인 분들이 좋아하시는 △마당극 △사물놀이 △건강검진 등과 장애우 분들이 좋아하시는 웃음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 분들의 정서에 유익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문화와의 실질적 만남을 통해 삶의 여유를 느끼는 동시에 삶의 애환을 기쁨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문화공연은 물질적인 지원과 달리 수용자들의 마음 속에 오래 자리 잡을 수 있어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제주에서 경기까지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다보면 갖가지 에피소드도 생길 것 같은데
강화 용두레 마을이라고 역사가 굉장히 깊은 마을에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그 마을 주민의 대부분이 노인 분들이셨다. 유독 정이 많으셨던 그 곳의 어르신들은 봉사단원들을 자신들의 친자식처럼 챙겨주셨는데 마음이 짠했다. 우리가 노인 분들에게 봉사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우리가 그분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 어르신의 용두레 구전가 특별 공연이 있었는데 문화 봉사단의 공연과는 또 다르게 인상 깊었다.

■ 봉사단 활동을 통해서 느낀 문화복지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도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여러 형태의 지원이 행해지고 있지만 지원이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이번 복주머니 문화 봉사단도 반응이 좋아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될 계획이 높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자원봉사자들이 사전교육을 거쳐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지역 중소기업의 후원이 뒷받침되는 구조로 구상되고 있다. 앞으로도 제2, 제3의 복주머니 문화 봉사단이 등장하기 위해선 지역문화예술인들이 물질적인 어려움없이 다양한 문화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