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림(사과계열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월 3일 수요일, 10시. 벌써 1년이 지나고 전공에 진입한 예비 2학년이 되어 수강신청을 하는 시간이 돌아왔다. 나 역시 다른 학우들처럼 시간표를 짜느라고 며칠간이나 고민을 했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수강신청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 책가방이 열리는 10시가 되면 수강신청 홈페이지는 몇 백 명이 넘는 학우들로 폭주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이 페이지는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익스플로러 창에 좌절한다.

작년 이 맘 때 내가 그랬다. 수강신청을 잘못해서 한 학기에 글기실과 스토를 한 번에 듣는 실수를 범했다. 그만큼 1, 2학기에 어떤 과목을 어떤 교수님께 듣는지의 여부가 어느 정도 결정이 나는 수강신청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번 학기 같은 경우 만반의 준비를 했다. 30분 전에 동생이랑 PC방에 가서 미리 로그인을 하였고, 가족뿐만 아니라 이미 전날 수강신청을 마친 율전 동아리 선배님들과 친구들한테 부탁을 하였다. 네이트온과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몇 분, 아니 몇 초가 남았다. 10시. 역시 인사캠 학우들이 폭주를 해서 그런지 책가방까지 가는 발걸음이 거북이보다 느리다. 이러다 작년처럼 원하는 강의를 못 듣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오랜 인내 끝에 2~3분이 지나자, 동생과 나는 책가방 페이지에 정상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10일에 추가로 열린다는 교양과목을 제외하고 1, 2학기 전공과목을 수강신청하는 데 성공했다.

수강신청에 성공하는 것은 로또를 따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그만큼 나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에 다시 임했다. 그런데 PC방 시간이 거의 끝나갈 쯤, 한 통의 문자가 왔다. 내가 수강신청했던 과목이 폐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과목이 폐강되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해하며 향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세 통의 전화가 왔다. 수강신청하기 전에 문자나 전화가 미리 왔었다면 학우들도 그것에 따라서 시간표를 수정하여 대비하였을 텐데……. 나는 다행히도 전화 상에서 추천받은 과목으로 바로 수정하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폐강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