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사과계열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방학을 계획적으로 보내자고 다짐을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방학이 끝나간다며 자책하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밥을 먹고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책 3000권 읽었더니 영재 됐어요… 퀴즈 왕 11세 시골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내심 11살의 어린아이가 3000권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웠던 나는 기사를 꼼꼼히 읽기 시작했다. 그 소년은 아주 어릴 때부터 매주 1~2권의 책을 읽어왔고 이러한 습관이 결국 어른들도 이루기 힘든 퀴즈 왕을 만든 것이라고 기사는 전했다. 이 기사를 읽은 뒤, 나는 문득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어린 소년이 나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얼마나 책을 읽었냐는 것이 인생의 잣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소년이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성과를 일구어냈다는 것이 현재 내 모습과 비교돼 나를 부끄럽게 한 것이다.

나는 최근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요즘 책을 읽은 적이 있던가. 평소에 많은 독서를 한다고 자부하지는 않았지만 진지하게 읽었던 책을 떠올려 보니 마땅한 것이 없었다. 아니 떠오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떠오를 수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는 입시를 위해서라고 위안했지만, 대학생이 된 지금은 어떠한 변명거리도 없이 나의 나태함이라는 점에 다시 한 번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오늘 나는 책들을 눈에 잘 띄게 배치하고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읽기위한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누군가 ‘제일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나 온 시간동안 읽지 못한 책들보다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더 많기에 지금부터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부끄럽게 여기지 않겠다. 취미에 ‘독서’를 당당하게 적을 수 있을 때까지, 이것이 이번 2009년 나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