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작 - 권준현(국문0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석탄재 가라앉은 강바닥 붕어는
모로 누워 해엄하며 은비늘 뿌린다.

인적이 끊긴 이곳
봄이 자고 간다.

 

 


먼저 부족한 시임에도 불구 큰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국어국문학 전공이고, 평소 시를 즐겨 읽어왔으나 창작에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란 그저 자기 생각을 모호한 언어로 꾸미면 그뿐이라는 생각에 공감을 얻지 못하는 나만의 읊조림에 지나지 않았던 시간이 있었고, 그것이 문제가 되어 교수님께 크게 꾸지람을 들은 기억도 있다.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적어내는 담백함이 좋은 요즘이다. 사북의 오월은 졸업을 앞둔 시기에 휴학을 하고 강원도 여행 중 적은 시이다.
5월임에도 찬 기운이 가시지 않은 폐광촌의 스산함은 뜨내기 여행자를 한참이나 붙잡아 두었다. 멋진 경치, 맛있는 음식은 없었지만 버려진 곳의 고요함 그 나름대로 맞아주는 것이 내 딴엔 좋았다보다.
그곳의 봄은 곱게 피어나는 꽃이나 생동하는 초록이 아니다. 그저 슬레이트 지붕 위로 주름지며 올라오는 아지랑이와 하천 속 물고기들의 빨라진 몸놀림뿐이다. 나름의 방식대로 슬며시 다가온 봄을 적어본 게 몇 줄의 시가 되었다.
도시의 이야기보다 시골의 이야기가 좋았고, 여기저기 돌며 그 곳의 이미지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졸업 후에도 여행을 하며 시를 쓰고 싶다.
오래 남을 추억을 가지게 되어 영광이다. 여러 학우와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