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건축학과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이곳 대학로는 나에게 있어 너무도 좋은 곳이다. 그 이유는 아마 이곳의 분위기 즉,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때 동경의 대상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때 틀에 박힌 고등학교와 가장 다르다고 생각된 곳이 바로 이곳이었기에 동경의 대상일 수 밖에)

 그런 나는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자과캠으로 왔다. 그런데 나는 서울캠퍼스로 너무 가고 싶다. 행여 몇몇 학우들께서 ‘아직도 인서울이라는 컴플렉스를 느끼는 것인가? 유치하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전혀 아니라 명륜캠에 있는 바로 그 ‘대학로’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건축가 황두진 씨는 예일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오셨는데, 그 분의 책에서 예일대학교 캠퍼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일대학교의 특이한 점은 도대체 학교가 어디고 마을이 어딘지 도무지 구분이 안간다고 한다.

 그 이유는 학교건물과 주민들이 생활하는 건물이 공간상 구분이 없이 위치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건물의 배치는 예일대학교를 마을의 주민들과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다. 커뮤니케이션의 구체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주민들은 예일대학교에서 있는 유명한 강사들의 강연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으며 예일대학교 학생들은 그 마을의 유명한 연극단의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캠퍼스에 계신 학생 여러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리 학교 주변에는 정말 많은 주택들이 있다. 자연과학캠퍼스를 수원에 만든 것이 땅이 부족해서 만든 것이라면, 그곳 주택들 중 일부를 우리학교에서 꾸준히 사들여서 리모델링한다면 되지 않았을까? 대부분의 대학교는 학교의 담장을 높이 쌓아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된다면 정말 주민들과 어울려 사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학교가 되지 않았을까? 단지 학문만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 주민들의 실제 삶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유일한 학교가 되지 않았을까? 우리학교가 우리학교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담을 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간을 그곳에 사시는 주민들과 함께 쓸 수 있도록 하고 우리 또한 우리학교 주변의 공간으로부터 우리가 필요로하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대학로의 역동적인 숨결을 지금 성균관대학교 학생들 모두가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복수전공수업을 듣고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자과캠으로 지하철에서 졸며 돌아오고 있는 나의 모습. 정말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