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이맘때면 대학 등록금 문제로 대학가가 몸살을 앓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다른 때에 비해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 보인다. 최근 금융경색과 실물경제 위기 속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높은 등록금 부담으로 여느 해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취업포털에 따르면 대학생의 42%는 대출로 등록금을 마련 중이며, 설사 부모님이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일반서민들의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자녀들의 높은 등록금을 대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한 방송국의 다큐멘터리에서는 한 20대 후반의 대학생이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휴학, 복학을 반복하다가 급기야 지금은 고기잡이 선원으로 일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해 자퇴하고 취업난과 생활고에 고민하다가 급기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고려대 학생도 나타났다. 많은 대학생들이 교육권을 빼앗긴 채 휴학생, 알바생, 연체자, 신용불량자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대학생 등록금을 보조하기 위해 추경예산 2,072억 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학자금 대출금 이자를 0.3~0.8% 인하하고 저소득층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1년간 대출금 상환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대책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지금 시중 금리가 4~5%대이고 학자금 대출금리가 7%가 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책정된 대출금 이자 인하율이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학생들은 이명박 정권이 지난 대선기간 내걸었던  대학생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면서 생색내기식이 아닌, 실질적으로 등록금을 인하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올해 166개 대학에서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등록금 인상을 동결 조치해 대학생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등록금 카드납부제도도 도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영업의 몰락과 고용불안의 가중, 그리고 임금삭감 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실질수입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벌써 오를 데로 오른 등록금을 동결한다고 해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등록금 카드납부도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은 높은 카드 이자율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와 대학당국, 그리고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고등 교육재정을 시급히 확충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재벌과 고소득층을 위해 무려 16조원이 넘는 감세를 하고 국채를 20조원 가까이 발행하고 있다. 그 돈의 일부라도 교육에 지원하면 높은 등록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예산의 예비비를 사용하거나, 추경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도 고액 등록금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이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적립금 일부를 환원 할 수 있는 방안, 등록금 상한제?후불제?차등 책정제 등의 다양한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결국 반값 등록금이 허위공약이 되어버리는 것은 정부의 교육철학의 부재라고 아니할 수 없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라고 한다면 학생이 공부에 매진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과외, 휴학, 신용불량자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모른 채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