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성대신문을 챙겨보는 독자이다. 경영관 엘리베이터 앞에 배치되어 있는 신문을 들고 과방에서 학우들과 신문을 읽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서양철학의 근간에 도전장을 내밀다”라는 도전적인 제목은 철학과 학생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이 기사에서 이데아론에 대해 설명한 방식을 먼저 칭찬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어떤 철학자의 생각을 소개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철학자의 원전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철학자와 직접 대화하는 방법이 있고, 철학자의 생각을 분석하여 그 이론을 재구성하여 설명하는 방식이 있다. 이 기사에서는 두 가지 설명 방법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한정된 기사 분량 내에서 플라톤의 이데론의 핵심을 잘 짚어냈다고 생각한다.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기사의 설명은 두 번째 방법만을 택하긴 했지만, 이데아론과의 대조를 통해 다윈의 진화론이 함축하고 있는 철학적인 의미를 잘 끌어낸 구절이라고 본다.

다윈의 진화론은 실제로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다윈을 기준으로 다윈 이전의 철학과 다윈 이후의 철학으로 철학을 구분하려는 철학자들이 있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분명해 보인다. 이토록 중요한 다윈의 진화론을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비교하려는 이 기사의 시도는 진화론을 다시 볼 수 있게끔 하는 기회를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다윈의 진화론을 창조설을 붕괴시킨 자연과학적 이론이었다. 최근에는 지적 설계론과의 끊임없는 논쟁 속에서 진화론이 무신론자들의 논리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도리어 진화론이 사회적 진화론으로 발전하여, 우생학과 더불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이끌어낸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 질 나쁜 이론정도로 취급했었다.

진화론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여서 조심스럽지만, 철학에서 보는 진화론은 어떠할까라는 본 기사의 주제는 매우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인문학적 깊이와 내용을 담아내는 기사가 많이 나와 신문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