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용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던 대학생의 아르바이트가 생계수단으로 바뀐 지 오래다.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만으로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졸업생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생 아르바이트는 정규 취업 이전의 임시직 형태가 되고 있다. 일부 대학생들이 생계와 학업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상황이다.

반면에 아르바이트 여건과 근무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거나 어리다고 무시당하고, 시간 외 근무와 임금체불, 욕설과 폭력 등을 당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도 없는 처지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문제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일할 수밖에 없는 악화된 노동환경이다.

그러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아르바이트 직종 17개 중 절반이 넘는 8개 직종에서 최저 시급이 법정최저임금인 4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서빙’(3천8백60원)과 ‘일반사무’(3천8백40원), ‘행사보조·홍보’(3천7백70원), ‘주차 도우미·안내’(3천7백70원)는 법정최저임금인 4천원을 밑돌았고, ‘텔레마케팅’(3천7백10원)과 ‘매장 관리 및 판매’(3천6백90원), ‘주유·세차’(3천6백00원)는 지난해 법정최저임금인 3천7백70원에도 못 미쳤다. 가장 낮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3천5백70원에 불과했다.

과외와 같은 몇몇 직종을 제외하면, 대학가 주변에서 흔히 하는 아르바이트가 이처럼 좋지 못한 여건이다. 문제는 경제위기를 틈타 고용주가 최저임금제를 준수하려는 의식이 약해졌고, 이를 감시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이를 조장하고 있다. 최근에 정부는 경제위기를 빌미로 최저임금제를 2년간 유보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밖에도 아르바이트의 여건과 직종은 대학생들이 학업과 병행하면서 최저 생계비를 마련할 수 있는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관공서처럼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아르바이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곳은 경쟁이 치열하여 참여하기 어렵다. 대체로 단순노동을 하고 있고, 고용주로부터 여러 측면의 부당한 대우를 감내해야 한다. 일반 노동자의 노동환경보다 낫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대학생들은 고위험 고수익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실제로 제약회사 등에서 실험자로 며칠간 일하는 아르바이트는 경쟁률이 매우 높아 쉽게 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는 결코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불황으로 대학생들은 휴학과 학업포기, 미취업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대학생의 학업포기는 장기적으로 볼 때 사회적 손실이 크다. 아르바이트는 그러한 대학생을 학업으로 유도하는 하나의 방안이므로, 사회적으로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직종을 마련하고 그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창한 사업을 일으키기에 앞서 최저임금제를 준수하고 점차 상향조정하여 최저생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대학생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기본생계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