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옥예슬 기자 (yso1089@skku.edu)

▲ 성대신문
무용계의 위기 속, 한국 무용은 현대적 장르의 무용들에 밀려 정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임학선 교수의 <the great teacher 공자(이하:공자)>는 국제 무대에서 호평을 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이는 동양적 주체성을 잃지 않고 ‘공자’라는 동서양 공통의 관심거리를 소재로 한국의 미가 물씬 풍기는 동작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또한 인의예지를 중시하는 ‘대학자 공자’가 아닌 번뇌하는 ‘인간 공자’를 그려 일반인들에게 친숙하게 만든 색다른 시도도 한몫 했다.

■<공자>와 같이 유교ㆍ동양철학과 접목한 무용을 창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
10년 전에 우리 학교에 오게 되면서 성균관과 석전대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계기로 동양 철학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는데, 상호 간의 예의범절과 같이 유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현대에도 무리없이 적용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됐다. 게다가 유교에서 말하는 ‘예악’이 예법과 음악 뿐 아니라 무용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발견한 뒤에는 무용과 유교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됐다. 이러한 결과로 2004년에 <공자>를 처음 선보였고, 그 후로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서는 무용을 목표로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흔히 예술에 있어 대중성과 예술성이 공존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 말은 예술의 대중화를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공자>에 있어 내가 추구하는 대중화란 수준을 낮춰 쉽게 가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양과 차별화된 한국적인 춤사위로 좀 더 세밀한 테크닉을 가미하여 대중과 ‘소통’이 가능한 질 높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즉,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이로써 무용이 지닌 품격을 유지하는 것이 곧 무용의 대중화라고 생각한다.

■무용계의 새싹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무용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대학의 무용과들은 각 학교별로 뚜렷한 특징이 없이 비슷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이렇다보니 판에 박힌 무용수들이 배출되고, 무용계의 진정한 발전은 지체되는 측면이 있다. 그나마 우리 학교는 ‘성균관’이라는 이름에 맞게 학생들에게 문묘일무를 가르치는 등 특색 있게 운영되고 있다. 또한 무용과 학생들이 유학 수업을 듣고 있으며 거꾸로 유학과 학생들이 무용을 배워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렇듯 다른 학문과 교류를 하면서 자칫 한 쪽으로만 치우칠 수 있는 사고를 더욱 유연하게 해야, 작품을 통해서도 대중에게 더욱 친화력있게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무용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말해본다면
가장 큰 한계는 바로 한국 무용의 범위가 국한돼있다는 점이다. 예술적인 무용의 틀에 갇혀 항상 미적인 요소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기교를 넘어선 것들을 시도해 보지 못한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보면, 무용은 다른 분야들과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무용과 ‘공자’를 춤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겉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아 우려했던 사람들의 기대를 뒤엎고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틀을 깨려는 사고가 있었다. 이렇듯 무용이 예술임은 물론 철학이자 과학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장르를 넘나드는 진정한 종합예술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 생각을 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재능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