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옥예슬 기자 (yso1089@skku.edu)

무대 위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의자 하나. 그리고 그 의자에 앉아 있는 배우 박진신. 그는 더듬거리며 읊조린다. ‘난 나이도 어립니다. 난 철학도 없습니다. 난 예술을 모릅니다. 하지만 신김치가 아닌 싱싱한 갓김치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이렇듯 연극 <박진신의 마임 모놀로그>는 한 젊은 배우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그는 △예술에 대한 생각 △가족에 대한 사랑 △학창시절 등 소소하고 평범한 자신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을 빌어 독백을 한다. 그리고 곳곳에 마임을 곁들여 관객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정리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같이 철학적 문제에 관련 자신의 견해를 바탕으로 만든 마임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여태 겪었던 자신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관객들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푼다.

그는 연극에 대한 열정 때문에 할아버지의 임종도 지켜보지 못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마임과 함께 눈물과 눈빛으로 표현해낸다. 절실한 눈빛 속에 녹아있는 진정성은 보는 관객 또한 그의 연기에 감정이 동화되도록 만든다.

또한 자신이 연출한 연극을 소수의 관객만이 관람하는 것을 보고 뒷좌석에서 숨어 우셨다는 그의 부모님 이야기는 비단 그의 부모님만이 아닌 ‘부모’라는 보편적인 이름으로 인해 겪는 아픔까지 녹여낸다. 이로써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마음을 두드리는 것이다. 이처럼 할아버지와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아픈 기억들을 꾸미지 않고 표현함으로써 그는 배우라기보다 ‘인간’ 박진신으로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한편, 그가 어두운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 이야기에서는 대학 시절로 돌아가 수업 중에는 졸고 밤새 술을 마시는 생활을 우스꽝스럽게 마임으로 표현해 내기도 한다. 계속 반복되는 그의 일과는 한심함에 미소짓게 하면서도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이렇듯 평범한 이야기를 통해서 배우이기 이전에 또 한명의 사람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연극 <박진신의 마임 모놀로그>. 연극에서 느껴지는 진실성에 관객들은 자신을 돌아보며 그의 몸짓 하나 하나에 오늘도 웃고 우는게 아닐까.

△기간:~5월 17일
△장소:대학로 SM 스타홀
△가격: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