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상(경제학부 겸임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주 토요일 교대역 근처 카페에서 시인, 동호인이 모여서 매 달 개최하는 시 낭송회에 처음으로 참석하였다. 운영자가 선정한 회원이 자작시 또는 다른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모임이었다. 차를 마시고 과일을 먹으면서 시 낭송을 듣는 분위기와 그 느낌은 라일락 꽃 향기와 같았다. 사전에 선정된 시 낭송자의 낭송과 함께 참석한 인원이 모두 참여하여 한 단락 씩  낭송하는 순서도 가졌다. 다 같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함께 즐기고 있다는 일체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21세기엔 펀 경영(Fun Management)을 요구하고 있다. 고객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먼저 내부고객(종업원)의 만족이 중요하다. 유머와 즐거움이 있는 직장 분위기와 환경조성이 필요하므로 최고경영자의 실천하는 노력과 의식변화가 강조되고 있다. 대기업의 주요 임원들이 악기를 배운다든지, 뮤지컬 공연 등에 참여하여 ‘감성이 히트상품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천에 부응하여 대학이나 예술단체에서 각 종 프로그램을 편성하여 운영하고 그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노래 부르기를 생활화한 지 20여년이 흘러갔다. 목소리가 가다듬어져서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진행에도 훨씬 수월하다. 아울러 성격도 능동적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하여 생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주변의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경우도 많아져서 행복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시 낭송을 생활화하자는 주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 날 언급된 ‘시 낭송을 잘하는 법‘ 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바른 소리로 말맛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
낱말 하나하나의 소리내기가 바르고, 그 높낮이와 길고 짧음이 정확해야 듣기 좋으며 뜻이 바로 전달된다. 말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으며 마치 물 흐르듯 하면서 힘참, 고요함, 평화로움, 기쁨, 그리움 등을 나타내야 듣는 이가 느껴 귀 기울이게 된다.

두 번째, 마음의 악보를 가져야 한다.
시 낭독과 시 낭송은 다르다. 시 읽기가 아니라 시 노래이기 때문이다. 낭송하고 싶은 시를 여러 번 읽고 뜻을 새기다 보면, 그 뜻을 목소리에 실을 수 있는 악보가 절로 가슴속에 떠오른다. 이 악보에 따라 듣는 이의 깊이와 여운이 생겨나며, 거기다가 낭송하는 이의 개성이 살아 어울려 주면, ‘아, 아름답구나!’ 하는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

세 번째, 자연스러워야 한다.
나무가 서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당당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자연스러운 표정의 드러남이 중요하다. 낭송하는 이의 들뜸이 지나쳐 불거지거나, 어색한 손짓, 몸짓들로 공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네 번째, 예의가 살아 있어야 한다.
몸가짐이 반듯하고 옷차림도 단정하며, 무대 오르내리기와 인사법에도 어긋남이 없도록 애쓴다. 여기서 서로의 믿음이 싹트기 때문이다. 낭송하는 이의 이러한 모습에서 듣는 이들은 마음의 옷깃을 바로 잡게 될 것이다.

다섯 번째, 시인의 시를 빌려서 낭송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노래로 만들어야 한다.
낭송하고 싶은 시를 수십 번 써보고, 수백 번 외워 오랫동안 빈틈없이 준비해 나의 노래로 되살려야 맥박 같은 힘과 햇볕 같은 위안과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색깔이 있는 낭송을 할 수 있다. 그런 다음에 연습을 되풀이해야 실수가 없게 된다. 여러 사람 앞에서 낭송하다 막히거나, 잘못하는 것은 연습이 모자라는 탓이다. 여럿이 함께 같은 시를 낭송하는 합송일 경우에는 소리결, 숨결, 마음결까지 맞춰야 조화로움에서 아름다움을 풍기게 된다.

여섯 번째, 확신을 가져야 한다.
시 낭송은 어떤 성악가의 노래, 어떤 배우의 명연기보다 훌륭한 예술이라는 믿음이다. 이런 자리 매김은 공연 예술의 한 영역으로서의 시 낭송, 예술가로서의 낭송가를 가능하게 한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술혼으로 달궈진 시 낭송만이 명시의 감동을 진하게 되살릴 수 있게 된다.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기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소리높이 외쳐 본다. 시 낭송과 노래 부르기를 생활화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