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회에 만연한 부정행위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학생사회에 만연한 부정행위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
  • 성대신문
  • 승인 2009.05.25 23:25
  • 호수 14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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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사학04

2009년 4월 중간고사가 한창 실시되던 따뜻한 봄날, 필자는 한 가지 불쾌한 경험을 겪었다. 전공과목의 시험이 진행되던 도중 PMP(휴대용 영상 재생기)를 책상위에 놔두었는데 이것이 부정행위에 해당한다하여 감독관에 의해 PMP 내의 내용물을 검사 당했던 것이다.
물론 책상위에 필기구 외에 다른 물건을 놔둔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하는 것이고 필자의 잘못이기는 하나 사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PMP를 샅샅이 검사 당한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불쾌한 일은 각 시험장의 감독관들이 PMP 하나마저 철저히 검사해야 할 정도로 학내사회에 소위 ‘치팅’문화(많은 사람들이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를 ‘컨닝’이란 단어로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표현의 한국식 영어로 ‘치팅’이라는 표현이 올바른 표현이다.) 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적발된 건수는 빙산의 일각, 정직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바보?
올해 초 문과대 행정실의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공고가 붙어있었다. 모 학과의 학생이 전공시험 도중 인쇄물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되어 그 처벌로 해당과목의 F학점과 학내 봉사활동 처분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서울대 의예과 학생 10여명이 기말고사를 치르던 도중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답안을 주고 받으며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되어 전원이 사실상 한 학기 유급에 해당하는 처분을 받은 것이 기사화되어 대학가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는데 학생들의 반응은 ‘이와 같이 적발된 건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박성현(인문과학계열 09) 학생은 “올해 입학해 처음으로 중간고사를 치뤘는데 의외로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 며 학내에 ‘치팅’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였으며 ‘실제로 적발되는 건수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김종성(경제08)학우는 “몇몇 학생들은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매 시험마다 부정행위를 하는 것 같다” 고 말하며 “이런 학생들을 볼 때마다 정직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고 덧붙였다.

점차 다양화, 첨단화, 집단화 되어가는 부정행위
지난 중간고사 기간 동안 우리학교의 대표적 인터넷 커뮤니티인 ‘성대사랑’의 자유게시판에는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글 관련 제제’ 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이 게시되었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는 몇몇 과목을 수강하는 몇몇 학생들이 자유게시판에 ‘함께 시험을 칠 학생을 구한다.’ 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부정행위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자 성대사랑을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부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앞에서 언급한 ‘서울대 의예과 부정행위 사건’과 성대사랑의 공지에서 우리는 부정행위가 점차 다양화, 첨단화, 집단화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구식이 되어버린 ‘치팅 페이퍼’등을 이용한 방법은 물론 핸드폰, mp3 플레이어, OHP 필름, 인터넷 등 보다 다양하고 첨단화된 수단으로 부정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2~5명이 단체로 부정행위를 하는 일도 빈번하다. 고기태(경제 08) 학생은 “심지어 영화에서나 보던 특수약물을 사용하거나 시험문제를 미리 빼돌리는 경우도 봤다” 며 학내에 만연한 ‘치팅’문화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다.

나는 부정행위, 기는 감독관?
그렇다면 이러한 부정행위에 대해 학교 당국의 대처는 어떠하였을까. 먼저 인원이 많은 수업은 분반을 통해 가까이 앉은 학생들이 서로 시험지를 훔쳐보거나 답안을 공유하는 일이 없도록 하였으며 몇몇 과목에서는 두 명이상의 조교를 감독관으로 배치하기도 한다.
만약 부정행위가 적발되었을 시에는 해당학생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해당 과목의 F처리는 물론 사항의 경중에 따라 학기 전체의 유급이나 근신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김성태(사회과학계열 09) 학생은 “시험을 감독하는 교수님이나 조교님들이 부정행위 적발에 큰 의욕이 없는 것 같다” 며 “대부분의 시험시간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정행위를 할 수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시험 감독을 해주셨으면 한다” 고 말했고 재학시절 우리학교 경제학과의 조교로 근무한 김민수(29)씨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교수님을 비롯한 조교들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실제로 부정행위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보다 강력한 처벌과 철저한 감독으로 부정행위로 인해 피해보는 학생이 없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부정행위를 근절할 대안은
김성태 학생은 이와 같이 만연 화 된 부정행위를 근절할 대안으로 “국가고시에서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몇 년간 모든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없게 되는데 이와 같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고 말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정행위를 신고한 학생에게 뭔가 보상을 주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며 보다 깨끗하고 공정한 시험을 위해 감독관뿐 아니라 학생들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주현(사회과학계열 09) 학생은 “강력한 처벌과 감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의 자정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며 “치팅 문화가 사라지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바라는 문화가 학생사회에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정행위를 강요하는 현대사회
신입생 때부터 멀리 보면 졸업 후의 취업과 가까이 보면 1년 후의 전공배정 등 우리의 학생사회는 ‘학점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학생에게 가능한 높은 학점의 취득이 강요되는 현실에서 결국 부정행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행하는 부정행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정당화되거나 변호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내에 이미 만연해 있는 부정행위를 몇몇 양심 없는 학생들만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주장 역시 제기되었다. 
박성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부정행위를 행하는 학생들 역시 과도하고 치열한 경쟁을 강요당하는 현대 사회의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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