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민(반도체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학교는 2009년부터 글로벌 시대에 발맞춘다는 명목하에 BSM 과목에 대해 전면 국제어 강의를 실시했다. 허나 이러한 갑작스러운 국제어 강의 때문에 학생들과 교수들의 고충이 많다. 무엇보다 이러한 상황은 갑작스럽게 변경된 상황 때문에 더더욱 혼란을 초래하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어와 일반 강의 중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었던 상황에서 올해는 모든 학생들이 선택의 여지가 없이 국제어 강의를 들어야 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이전에 국제어 강의에 대한 경험이 없던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교수들까지도 많은 불편함을 겪게 되었다. 물론 학교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어 국제어 강의를 통해 학생들에게 좀 더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는 동시에 대외적인 학교 이미지 또한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는 교수와 배우는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 국제어 강의를 진행하더라도 단계를 밟고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는 어떠한 특별한 공지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국제어 강의 단계로 넘어가 버렸고 이 때문에 교수와 학생들은 그저 일방적으로 통보만 받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정작 수업을 통해 전공기반 지식이나 전공심화지식을 얻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국제어 강의라는 명목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알아야 할 전공공부에 앞서 영어부터 익혀야 할 형편이 돼버린 것이다.

이렇듯 많은 고충을 겪고 있는 국제어 강의이지만 과정에서 잘못된 것이지 국제어 강의 자체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지금 당장에는 힘든 게 사실이지만 사실 잘만 활용한다면 미래를 위해 좋은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수들과 학생들의 고충을 학교가 적극 수렴하고 그에 따른 조치(예를 들자면 국제어 강의이지만 시간 중 일부는 한국어 강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를 취해준다면 국제어 강의는 우리 학교가 본래 원했던 의도대로,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