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옥예슬 기자 (yso1089@skku.edu)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음음~’ 단순한 가락만 들려와도 아기공룡 둘리의 귀여운 엉덩이가 떠오른다. 만화는 이처럼 △내용 △그림체 △주제가에 의해서 기억되기도 하지만 팬시용품, 장난감 등 수많은 2차 생산물들이 만화의 이미지 구축에 기여한다. 1차적 생산물인 만화가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면 그만큼 노출 횟수가 빈번해지고 친근감이 느껴진다. 이는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만화 산업 전반을 부흥시킨다.

만화는 이처럼 다방면에 이용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문광부)에서는 현재 만화 콘텐츠 육성을 위해 OSMU(One Source Multi Use)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OSMU란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여 원천 콘텐츠만 활용했을 때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업이다. 특히 우리 만화가 올해로 1백주년을 맞이하게 됨에 따라, 문광부에서는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문화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4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1백년 감동의 킬러 콘텐츠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OSMU 제작지원 사업 추진은 기존 장르별 지원사업과는 달리 △업계 영세성 △장르 폐쇄성 △투자 부족 등 업계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도록 OSMU 전 단계에 걸쳐 지원을 약속하고 성공사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만화가 OSMU 사업의 원천 콘텐츠로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만화가 다양한 문화산업 분야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데다가, △잡지 △책 △TV 등 어느 매체와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이미 대중성을 검증받은 우수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지닌 만화는 성공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그 예로 허영만 원작의 <식객>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원수연의 <풀하우스>는 드라마로 만들어져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만화가들은 원작의 가치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OSMU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한국만화가협회 신경순 사무국장은 “OSMU로 인해 원작으로서 만화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게 되면서, 요즘엔 다양한 쓰임을 염두에 두고 창작하는 것이 작가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고 말했다.

여태껏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이 대중예술로서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던 우리 만화. 정부의 지원을 토대로 만화 원작 자체만의 가치를 넘어 한국 만화 1백주년이 진정한 대중예술로 거듭나는 발화점으로 자리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