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인 기자 (youngin09@skku.edu)

오, 벌써 성균관대 학보사 ‘성대신문’에 들어 온지도 5개월하고도 보름. 이만큼이나 견뎌냈구나 하는 스스로의 뿌듯함이 가장 크다. 대학교에 오면 막연히 기자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운이 좋게도 ‘성대신문’의 일원으로 뽑혀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글쎄, 생각했던 것과 달리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나는 아직 ‘성대신문’의 일원이라는 것이고, 남은 2년 동안도 쭉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다.

#1.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저녁 6시쯤.
녹색 SKKU 잠바를 예쁘게 맞춰 입은 성대신문기자단 중 한분이 내게로 왔다.
“성대신문입니다. 수습기자 모집 중인데 한번 읽어봐 주세요.”
‘오…. 이거다!’

#2. 지원을 위한 논술과 면접
나름대로 논술로 들어온 수시 2-2 전형 입학생인 나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곧 깨달았다. 그것은 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는 것을.
논술문제지를 읽으면서, 나에게 날아오는 선배님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뽑히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3. 8주간의 트레이닝
천안에서 통학했던 나는 우선 아침 8시라는 트레이닝시간에 늘 허덕였다. 신문사에 오기 위해 아침 6시 30분 차를 타고, 가끔은 먼 거리 탓을 하며 못 오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하숙으로 옮긴 후에도 허덕이긴 마찬가지였다. 씻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뛰어오는 일이 다반사였고, 아침은 저 멀리로 날아 간지 오래였다. 물론 트레이닝은 언론관에 대해서 배우고 우리 신문을 평가해보기도 하고 ‘작은 이야기’라는 인터뷰도 해보는 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성대신문’의 일원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었지만, 한마디로 8주간의 트레이닝을 정의하자면 ‘미안함의 연속’이다. 잦은 지각을 하는 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주신 트레이너님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면 내가 없어 짜증이 났을 동기들 모두 감사해요!

#4. 첫 조판
드디어 내가 기자다운 무엇인가를 할 것 같아 잔뜩 기대하고 온 나는 막연히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에 지쳤다. 아마 신문사내의 필수사항 기다림은 이때부터 시작한 게 아닐까?

#5. 부서배치 - 문화부
“Olleh!”로도 표현 할 수 없이 좋은 문화부에 들어옴.
기쁘고 기쁘고 또 기쁨.
물론 아직 굉장히 부족한 나지만, 앞으로는 뭐라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부족한 나를 칭찬으로 이끌어 주시는 이은지 부서장님, 내가 한 기획이라면 웬만한 건 다 좋다고 해주는 동기 김민지. 문화부에 들어온 건 힘든 신문사 생활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
“아 정말 사랑해요.”
 
#6. 2009 아시아프
문화부 부원으로서의 첫 기획 및 취재 및 인터뷰 및 기사 작성.
실제로 아시아프에 참석에 여러 작가의 젊음을 느껴보고, 다소 미흡했지만 우리 학교 출신의 학생작가와도 인터뷰를 했다. 그저 취미가 아닌 ‘성대신문’ 기자로 아시아프를 관람한다는 자부심. 인터뷰가 끝나고도 끝나지 않는 인간관계. 내가 쓴 기사가 신문에 실릴 때의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 더 나아가 ‘내가 헛되이 살고 있지는 않아’라는 삶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까지.
“‘성대신문’이 아니었다면, 내가 과연 이런 것들을 누리고 느껴볼 수 있었을까?”

#7. 걱정
방중활동을 통해 시간 관리의 어려움을 느꼈다. 막연하게 생각했을 때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친구들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딸 건강과 안부에 대한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걱정은 가끔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어려웠다. 또한 가끔은 신문사를 해서 힘든 것에 대한 당위성조차 알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8. 자신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들다는 방중활동도 어느새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다. 힘든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만큼 자신감을 얻었다. 어제 힘들었던 것을 오늘이 되면 까먹고 새롭게 출발하는 나를 보며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며 내 자신을 믿게 되었다. 이것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

#9. 희망
선배님들은 말한다. 이번 우리 신문사의 특수한 상황 상 2학기는 힘들 것이라고. 그렇지만 걱정이 되기보다는 얼른 2학기가 되어 내가 다루고자 기획했던 많은 일들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내가 어떤 주제를 다뤄서 그것이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이슈가 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내가 그럴 능력이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쓴 기사를 읽으면서 다만 몇 명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고, 그런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노력하면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여 나는 오늘도 기획을 잡고, 버리고, 다시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