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일곱번째 만남 - 정재웅(사회시스템02) 학우

기자명 유정미 기자 (sky79091@skku.edu)

“어느 날 전 세계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담긴 컬렉션 잡지를 봤어요. 그런데 ‘KOREA’면의 디자이너 분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적은 거예요, 그래서 결심했죠. ‘한국의 패션은 이렇구나!’라고 떠올릴 수 있을만한 디자이너가 돼야겠다구요”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드러내는 이 사람은 바로 얼마 전 자신의 브랜드를 내놓은 정재웅(사회시스템02) 학우다.

정 학우는 어린 시절에 양복점을 운영하셨던 아버지 덕택에 재봉틀과 재봉 자를 장난감처럼 함께했지만 무엇인가를 만들고 연구하는 것이 좋아 우리 학교 공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의복과 환경’이라는 교양과목은 그를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걷게 만들었다.

물론 그의 학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의상학 복수전공으로 인해 캠퍼스가 다른 수업들을 듣는 데는 시ㆍ공간적 제약이 크기도 했고, 복수전공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공대 교수님들도 계셨다. “인사캠과 자과캠의 거리가 멀어 하루에도 두 캠퍼스를 왕복하느라 남들보다 부지런을 떨어야 하기도 했어요. 꼭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거리가 멀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었죠. 하지만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즐겁지 않겠어요?”

정 학우는 디자인에 늘 새로운 이야기를 담는다. 늘 신선한 감각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보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바. 그래서인지 그의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유기적이다. 더불어 그는 공대 출신답게 변형이 가능한 구조적인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한다.

그는 우연히 출연하게 된 모 케이블 채널의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에서 이러한 자신만의 감각을 토대로 최종 5인 안에 들기도 했다. “프로그램 출연은 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시간이 됐어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제 작품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저를 앞당겨 준 계기였죠”

그가 만든 브랜드 ‘블링크’는 이제 막 날개를 펼치고 있다. 대학생으로서 브랜드를 출시하기까지 금전적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재는 몇 개의 편집매장에 입점해 있고, 앞으로 단독 매장도 만들 예정이다. 이는 각종 공모전에 응모하여 받은 상금을 재투자하고, 얼마 전에는 서울시에서 주최한 ‘2030프로젝트’에도 뽑혀 지원 받은 결과물이다.

정 학우는 자신의 동업자인 우리 학교 의상학과를 다니는 여자 친구와 함께 파리컬렉션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미래에는 자신의 회사에서 우리 학교 의상학과 출신 학우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경력이 적은 신진 디자이너라고 해서 옷의 감도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참신한 아이디어와 패기, 그리고 젊다는 것은 언제든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디자인 하면 폴 스미스와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떠올리듯이 한국의 디자인 하면 ‘정재웅’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정 학우. 그의 유쾌함이 전 세계 패션피플을 사로잡는 그날까지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