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영역의 명확한 구분 필요… 편성과정은 상당 부분 개선돼

기자명 이종성 기자 (indant@skku.edu)

Learning Community(이하:LC) 제도가 도입 1년 반을 맞았다. 그간 LC는 새로운 공동체의 역할을 통해 학내 주요 제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도입 당시 우려했던 사안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문제시되고 있다.

LC의 시행 취지는 제대로 살리지 못해
LC는 소속 학생끼리의 유대감을 증진함과 동시에 공동 학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시행돼 왔다. 이를 위해 학부대학(학장:손동현 교수ㆍ철학)에서는 LC별로 영어쓰기 및 영어발표 강의를 편성해 LC 내의 친목을 도모했고, 어깨동무 및 스터디그룹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LC의 학습공동체적 성격을 부각시켰다.

그럼에도 LC가 신입생 간의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본래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는지에 대한 지적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강주환(통계08) 학우는 “2학년이 돼 전공이 정해지면서 듣는 수업도 달라졌고, 자연스럽게 LC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류소현(인과계열09) 학우 역시 “LC별 공간이 없고, 어깨동무 및 스터디그룹 외의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어 해체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은 LC 내 유대감과 관련해 LC의 개선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LC의 유대감 형성을 제도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학부대학 행정실장 남식용 차장은 “LC, 학생회, 동아리 중 어디에 집중할 지는 학우들의 자유”라고 말했다.

LC의 공동 학습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어깨동무 및 스터디그룹 프로그램 역시 지원금 사용 수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일부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학기에는 학습 목적으로 지급된 지원금을 회식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김명숙 성균 멘토는 “지난 학기에는 예년보다 지원금이 적은 관계로 사용 수칙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며 “다음 학기부터는 지원금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기 때문에 사용 수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분적으로 상존하는 LC와 학생회의 마찰
LC가 처음 도입된 지난해 3월부터 제기된 LC의 학생회 영역 침범 논란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올해 3월 학교 측과 당시 인사캠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학생 대표들은 “LC와 학생회 부분이 중첩되지 않는 선에서 Freshman Guide(이하:FG) 활동을 조절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이는 일부 FG의 활동이 학사 지원 및 친목 도모를 넘어 학생회의 고유 영역까지 침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남 차장은 “당시에 있었던 논란은 LC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FG가 담당 LC 학생들의 조언자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학생회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우려하는 면이 있었다”고 이유를 말했다. 신입생이 학교에 적응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은 학생회에서 담당했는데, 단지 FG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데서 오는 반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태형(정외06)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은 “학교가 FG의 역할을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FG와 마찰이 생긴 것”이라며 “마찰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교가 학생회와 미리 상의하지 않고 LC 제도를 시행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FG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제도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변화 속 개선점 엿보여
그럼에도 LC 배정 문제는 편성 시 전공예약 및 희망학부를 우선배정하고, 외국인 학우 및 추가합격자가 소외되지 않도록 했다는 점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는 신입생을 LC에 배정할 때 전공예약 및 희망학부를 반영하지 않았으나 올해에는 5개의 대계열 모두에서 전공예약생은 같은 LC에 배정했기 때문이다.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자연과학계열과 같이 2개 이상의 대학 및 학부를 포함하는 대계열에서는 희망대학 및 학부 조사를 고려해 LC를 편성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는 등록마감일 이후의 등록자 명단으로 LC를 편성해 추가합격자도 모두 LC에 배정됐고, 외국인 학우는 별도의 LC에 배정됐다. 추가합격 등록마감일 이전에 LC를 편성하고 재외국민과 외국인 학우도 LC별로 1~2명씩 배정해 불편을 겪었던 지난해에 비해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이처럼 LC 제도는 도입 1년 6개월을 맞는 지금까지 진통 과정을 겪고 있다. 갈수록 학생자치 영역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LC 제도가 학생자치의 또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회와 FG가 공존하기 위한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