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종성 기자 (indant@skku.edu)

보건복지가족부(이하:복지부)가 발표한 ‘조정안’을 두고 그간 약학계에서는 복지부가 교육과학기술부(이하:교과부)의 권한을 ‘침범’했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복지부는 증원 규모만 밝히고 교육에 관한 사안은 교과부에 위임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 경기도에서 증원 배분 논란이 이는 것도 근본적으로 복지부가 ‘너무’ 많은 일을 한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간호대 정원을 조정할 때도 지금의 약대처럼 지역별 배분까지 하고 교과부에 위임했다는 전례를 들며 이것이 관례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는 현 상황에서 복지부의 책임을 묻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본다. 복지부의 행정으로 인해 혼란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복지부를 문책하기보다는 어느 대학에서 우리 사회에 유능한 약사를 배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교과부에서 우리 학교에 증원을 해주든 타대에 약대를 신설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예비 약사를 잘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학교 약대의 정원은 80명이었으나 공대에 15명을 빌려주고 난 이후 약대 정원이 동결돼 현재의 65명으로 2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이에 우리 학교는 최소한 원래 정원은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뛰어난 약대 교육 인프라를 갖춘 우리 학교이기에 가능한 주장이다. 그러나 경기도내 약대 신설을 생각하고 있는 대학들은 우리 학교의 증원을 이기적인 처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역의 균형발전을 고려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아직 교과부의 확정 발표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배분 방식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자교의 이해관계만이 판치는 배분 논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떤 식으로 정원이 배정되든 훌륭한 약사 양성이 가능한 약대인지가 최우선적인 고려 기준이 돼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