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민지 기자 (msvt4ever@skku.edu)

회사의 으뜸가는 보배는 그 안의 사람들이다/ 사람이 중요하고 사람만이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숨은 힘이 용솟음치게 하라/ 밖에서 찾지 말라, 진짜 보석은 바로/ 당신 회사 안에 있다 (유필화 ‘경영의 지혜’ 중)

철두철미한 경영의 세계. 이 치열한 세계의 중심에 인문학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독특한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우리 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유필화 교수다.

“과거에는 실무적 능력이 고위 경영자들의 가장 중요한 소양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실무적 능력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죠. 이제는 ‘문(文)ㆍ사(史)ㆍ철(哲)’을 겸비한 인재들의 균형 있는 사고와 상상력, 창의성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유 교수는 경영학도로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라는 시집을 낼 정도로 인문학적 소양과  배양을 중시한다. 이를 통한 균형 잡힌 통찰력이 경영자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 특히 경영학에 부처의 가르침을 도입해 학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 서양에서 도입된 경영 기법들을 무조건 따라가다 보면 그들을 뛰어넘을 만한 노하우를 얻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없는 대표적 동양사상인 불교를 도입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탄생시켜 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그렇다면 그가 타 종교가 아닌 유독 불교의 사상을 경영에 접목시킨 이유는 뭘까. “불교는 여느 종교들과 비교해 가장 현실극복을 중시하는 교리입니다. 부처는 언제나 ‘어떻게 하면 현실의 고통을 끊을 수 있을지’ 고민했죠. 현대인들은 치열한 회사생활로 인해 현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처의 가르침은 이러한 고통스런 현실의 문제들을 극복할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지요.”

유 교수의 이러한 생각은 해외의 경영학도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7월, 그는 독일의 슈타인바이스대 기술경영학석사(MBE) 과정생을 대상으로 ‘불교와 경영’, ‘삼성전자와 마케팅 성공사례’ 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한국과 아시아적 특수성을 접목시킨 그의 강좌가 미국의 인디애나대 MBA를 비롯 일본과 스위스의 경영대학원에서 진행된 수업들을 제치고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독특한 경영관은 경영자를 넘어 고용자에게까지 적용된다. “고용자들이 회사를 자신의 집처럼 생각할 때 바람직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회사의 물건 하나를 쓰더라도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요” 이는 부처의 수처작주(隨處作主ㆍ어느 곳에 있든지 있는 그 자리에서 주인이 된다) 정신으로 고용자들이 직장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져야 건전한 기업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논리다.


무엇보다도 유 교수는 ‘청부(淸富)’의 축적을 강조한다. 깨끗한 부를 쌓고 그것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진정한 경영이라는 것이다. 그는 “절대 돈에 집착해 그것의 노예가 되면 안 된다”며 “금융위기의 원인이 됐던 돈 놓고 돈 먹는 식의 금융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기본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 과하면 집착이 되듯 돈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부(富)가 인간을 지배하게 만든다”는 유 교수의 경영철학.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의 경영이상의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