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영인 기자 (youngin09@skku.edu)

클럽’이 어떤 곳이라 생각하는가. 익숙하기보단 낯선 곳이라고 여기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아무리 ‘클럽데이’가 1백 회를 맞이하고 매 행사마다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지만 말이다. 이번 기획을 통해 하나의 독립적 문화로 인정받는 클럽데이를 조명하고, 더 이상 클럽이 일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젊음의 축제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자 한다.

1백 번째 생일 맞은 클럽데이

클럽데이는 클럽문화의 활성화 및 보존을 목표로 홍대 클럽들이 하나로 뭉친 독특한 행사이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진행되며, 한 장의 티켓으로 홍대 앞 20여 개의 다양한 클럽들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2001년 3월, 4개의 테크노 클럽이 ‘홍대클럽 하나 되는 날(Clubbers’ Harmony)’이라는 주제 아래 첫 행사를 시작했다. 이후 2007년 12월, 80회 클럽데이를 맞아 9개 라이브 클럽들의 축제였던 사운드데이와 통합해, 현재는 장르를 초월한 음악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는 홍대에 자유의 열기를 불러오고 있을 뿐 아니라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외국인들에게 내보여도 손색없을 정도다.

클럽데이가 지난달 28일에 1백 회를 맞이했다. 이를 기념해 클럽문화협회는 홍대에 녹아있는 다양한 문화장르인 △공연예술  △DJ △미술 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예술인 1백인을 선정했다. 이들은 ‘아트 라운지 파티’를 통해 그동안의 클럽데이를 되돌아보고 홍대문화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국악 팀 ‘노름마치’의 기념 고사 및 길놀이, 그래피티 예술가의 페인팅 이벤트가 진행됐으며 이 외에도 홍대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밴드들의 라이브 공연과 디제잉 공연도 마련됐다. 장르의 구분을 뛰어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클럽, 200% 즐기기  

#의상 - 어떤 옷을 입고 가야할까?
클럽 방문이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는 단연 의상일 것이다. 클럽이라고 하면 진한 눈 화장과 파격적인 의상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곳처럼 의상에 대해 관대한 곳이 또 있을까’하는 놀라움이 들 정도로 자유롭다. 회사를 마치고 바로 온 듯한 직장여성의 모습에서부터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까지. 이처럼 춤을 출 수만 있다면 어떤 의상이라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클럽데이나 특별한 행사기간에는 드레스코드가 제시되기도 하는데 이에 맞춰 옷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드레스코드란 기본적으로 어떤 자리의 △목적 △시간 △장소 등에 따라 갖춰져야 할 옷차림새인데, 이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교감을 나누며 행사의 목적을 잘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의상 및 소품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행사를 기념하는 동시에 방문객들의 패션 감각을 엿보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이는 클럽문화가 패션의 부분까지 끌어안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춤 - 몸치도 즐거운 클럽에서의 밤
클럽이라고 모두 같은 음악을 들으며 비슷한 춤을 추는 것은 아니다. 각 클럽이 추구하는 음악장르인 △락 △일렉트로닉 △재즈 △힙합 중 자신과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춤을 잘 추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번쩍번쩍한 조명의 효과로 몸짓이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그 순간을 즐기고 그 공간에 동화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또한 ‘클럽이 무조건 춤을 추는 공간’이란 것은 편견이다. DJ가 편집한 음악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듣기 위해 클럽을 찾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쭈뼛거리던 이들도 이내 남을 의식하지 않고 본연의 자신에게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이와 관련 한 클럽 방문객은 “온갖 시끄러움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런 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자신을 표출하고자 하는 그들의 순수한 욕구를 대변하는 듯하다. 이들의 열기가 아직까지 클럽에 대해 막연한 거리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전달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