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민지 기자 (msvt4ever@skku.edu)

홍대에 클럽문화가 막 시작되던 90년대. 이 당시 클럽은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널리 인정받지 못해 소수 마니아들만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동시에 일부 클럽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운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클럽문화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풍조가 확산된 현재에는 클럽 문화가 대중적으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렇게 클럽이 과거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 장르로의 발판을 마련하기까지 클럽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03년 창립된 ‘클럽문화협회’가 있다.

클럽문화협회는 클럽문화의 발전적 보존을 위해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문화 정비의 일환으로 정부가 클럽에 대한 제약을 가했고, 이에 대응해 과거 클럽데이만을 주관하던 클럽데이추진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확장시켰던 것이다. 현재 클럽문화협회는 홍대 앞 클럽을 춤과 음악의 문화 해방구로 만들어 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클럽문화협회가 주관하는 ‘클럽데이’는 홍대 앞 클럽들을 하나로 통합, 대중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이와 관련 클럽문화협회의 최정한 회장은 창립 취지문을 통해 “클럽데이는 홍대지역 클럽문화사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세상과 클럽이 소통하면서 자기정체성과 문화다양성을 인정받기 위해 비로소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말문이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클럽데이를 계기로 클럽문화협회는 홍대 안팎의 문화예술 주체들을 클럽과 결합함으로써 어느 지역도 흉내 내기 어려운 문화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협회의 활동 방향이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냐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한다. 클럽문화가 창조적 문화를 생산하기 보다는 상품화를 통한 유흥소비문화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홍대의 모든 클럽이 클럽데이에 참여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외된 클럽에 대한 자유로운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럽문화협회에서는 2007년부터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주제로 클럽데이에 라이브클럽을 편입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클럽문화협회의 서희경 팀장은 “아직까지 라이브클럽과 댄스클럽의 완벽한 결합은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문화생산의 물적 토대를 공유함으로써 클럽문화의 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홍대 앞 문화의 특성인 문화다양성을 활성화시켜 자본주의적 상품화에 의한 일회용 유흥소비문화로 전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클럽문화 협회는 클럽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클럽 관계자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해 서 팀장은 클럽들이 홍대 앞 문화 환경에 녹아들어 하나되고자 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그녀는 “클럽이라는 공간의 성격과 역할을 재조명하고 문화예술주체들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교감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과정을 위해 다채로운 음악장르의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전에 비해 클럽문화는 대중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그 문화적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그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일반인들이 많고 상업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클럽문화협회 등 클럽문화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클럽문화의 개방성, 창조성이 한층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