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은혜 기자 (amy0636@skku.edu)

우리 학교 초록 빛깔 로고 밑에는 1398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이는 성균관에서 성균관대로 이어지는 6백여년의 전통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4개의 숫자에 의구심을 가지고 직접 그 전통성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가 있다. 바로 우리 학교 권준현(국문01) 동문이다.

권 동문은 2001년도 입학해서부터 △성균관 △경학원 △성균관대학교로 이어지는 흐름, 즉 조선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이음새를 찾기 위해 학교와 관련한 ‘교사(校史)’ 자료를 모아 학교에 기증해왔다. 모으기 쉽지 않은 교사자료를 수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권 동문은 “처음에는 진짜 우리 학교가 ‘성균관’을 이어 받은 건지 궁금했어요. 정말 그렇다면 그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우리 학교 박물관에는 자료가 많지 않았죠. 그래서 직접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라고 밝혔다.

그는 성균관과 관련한 자료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직접 방문하며 하나 둘 교사 자료를 모아갔다. 전국의 고서방을 방문해 자료를 찾는 것은 물론, 명륜전문학교 졸업생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경매에서 직접 돈을 지불해 자료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실제로 권 동문은 △경학원잡지 △우리 학교 창립 당시 사진 △1950년대 교수-동문 명단 등 우리 학교와 관련한 자료를 발견하면서 성균관과 성균관대 사이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그는 “얼마전 학교에서 50년대 학교에 계시던 심리학 교수님 성함을 알아야 할 일이 있었는데 제가 기증한 자료에서 찾을 수 있었대요. 이렇게 학교에 기증했던 자료가 도움이 될 때 정말 기쁘죠”라고 교사자료수집에 대한 보람을 드러냈다.

이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권 동문은 금전적인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심산 김창숙 선생님의 붓글씨를 경매에서 본 적이 있어요. 꼭 구입하고 싶었지만 돈이 부족해서 그냥 돌아오고 말았죠”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그가 기증한 자료를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많다고 밝혔다. “제가 교사자료를 수집하며 여러차례 학교에 자료를 기증했지만 6백년 전통을 입증하기 위해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해보였어요. 자료의 보관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권 동문은 우리 학교가 성균관에서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는 당위성은 충분히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를 대외적으로 충분히 입증할 수 있도록 학교와 동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 학교에서 나서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 우리 학교 역사의 연계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타 학교에 비해 동문들의 활동이 적은 우리 학교의 현 상황을 언급하며 동문의 기증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홀로 시작한 권 동문의 곁에는 이제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최근 교사자료의 중요성을 실감한 몇몇의 학교 직원이 수집 작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시작한 것이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우리 학교의 역사를 정렬하기 위한 그의 순수한 활동이 학교와 동문, 학우들의 관심으로 더욱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