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랩은 귀로 들을 때 듣기 좋아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운율을 통해 청각적 효과를 극대화 하는 동시에 문장으로써의 완성도 역시 떨어지지 않아야 좋은 랩이고, 그러기에 저 또한 그런 랩을 쓰고자 노력합니다” 랩에서 리듬을 만들어주는 기본적이며 가장 어렵기도 한 요소인 라임(Rhyme). 이런 환상적 요소를 주옥같이 실현해 주목을 받는 뮤지션이 있다. 바로 P-type으로 잘 알려진 우리 학교 강진필(철학98) 동문이다.

강 동문은 ‘돈키호테’로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올해 4월 EBS스페이스 공감이라는 프로그램에 출현할 당시 강 동문은 그의 데뷔곡을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곡’이라고 했다. 그만큼 이 곡은 그의 시작이자 사람들이 그를 알아봤던 불후의 명곡이었다. 이후에도 계속된 활동으로 강 동문은 우리나라 힙합 1세대로서 힙합에 대한 문화의 지평을 넓혔고 심지어는 그를 필두로 하는 힙합의 계보가 내려오기도 한다. 그랬던 그가 ‘힙합을 버리겠다’라는 발언 후 힙합계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강 동문은 이에 대해 “무엇보다 힙합은 ‘문화’의 관점에서 이해돼야 합니다. 더욱 폭 넓은 음악을 하고 싶을 뿐 제 음악을 경쟁의 도구로 삼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죠”라고 답하며 본인은 랩이라는 악기를 사용하는 뮤지션임을 상기시켰다.

넓은 문화 안에서 음악을 새로 시작한 그가 발표한 음반은 2집 앨범『The Vintage』. 드러머인 그의 부친과 함께 작업한 2집에서 처음 녹음한 곡인 ‘수컷’에 남다른 감회가 있는 듯 했다. 부친과 더불어 음악계의 거장들과 함께 작업한 작품이라 준비 기간 동안 모든 것이 힘들었지만 또한 배움의 공간이었음을 느꼈다는 강 동문. 창작하는 사람에게 산더미처럼 남아있는 일이 음악에 대한 학구열을 더욱 불태울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음악에 대한 학구열로 인해 강 동문은 10년이 지나서야 학사모를 쓸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졸업 후에 음악의 길이 더 어려웠음을 느꼈는데,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접 오선지를 들고 작곡하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작곡 과정에서 역시 숱한 에피소드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잠시, 그가 음악에 쏟은 열정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곧 감탄으로 흘러나오기도 한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닌 터. 모교에서도 P-type을 칭송하며 음악을 하고 있는 후배들이 있다고 하자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음악을 기술로 삼지 마세요. 예술은 쾌락추구의 산물이며 인간 행복을 위한 것들입니다. 예술을 열심히 하기 위해 ‘올인하라!’라며 그것에 삶을 재물처럼 바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며 선배의 입장에서 아낌없는 충고를 털어주기도 했다.

이제 낮에는 광고대행사의 카피라이터로, 밤에는 Rap skill 레슨을 하는 뮤지션으로서 투잡을 병행하고 있는 그. 공부자탄강일에 회사로 출근하니 학교 다니던 시절이 그립다고 말하는 강 동문은 마지막으로 “현실과 이상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는 대학생활을 보내길 바라요”라며 성균인에게 건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건방진 과시욕은 버리고 순수한 열정으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강 동문의 음악철학. 행복을 추구하는 그의 이상을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만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