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상현 편집장 (sangpa88@skku.edu)

지난 달 28일은 우리 학교 학우를 포함, 지금을 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항상 선거철이면 다가오는 20대의 정치 무관심과 사실상 최초의 대학 내 투표소 설치가 맞물려 관심이 집중됐던 재보선 선거에서 우리 학교 유권자의 투표율은 장안구 전체의 35.8%를 훨씬 웃도는 51.8%를 기록했다. 물론 기숙사라는 특수한 구조와 5개의 지역구 중 최고 접전지역이라고 불리는 등 분위기 조성이 영향을 미쳤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20대가 어느 때보다 많이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이러한 학우들의 관심은 처음부터 조금은 예견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우리 학교가 작년 11월 성균관대역 명칭 논란(본보 1448호 참조)을 계기로 올해부터 기숙사에 입사하는 학우들에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주소지를 이전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3천8백여 명의 기숙사 사생 중 3천3백47명의 학우들이 장안구 유권자로 포함됐고, 유래 없는 이번 일로 인해 각 언론사들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주요 언론사에서는 선거운동기간 초반의 후보자 지지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범위 내의 박빙을 벌이면서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우리 학교의 유권자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균관대학교 대학생유권자행동(이하:성대유행)’ 단체에 속해있는 학우들이 보였던 선거 장려 노력들에 대한 의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성대유행이란 학우들의 관심 유발을 위해 만들어진 모임으로 총학생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자치 단체들이 가입해 활동을 벌였다. 물론 성대유행에서 펼쳤던 활동들이 선거법이나, 중간고사로 인한 홍보 기간 부족으로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과캠 학우들이 주체가 돼 정치참여에 앞장섰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었다. 후보자들의 면면을 판단할 수 있는 정책토론회가 열리지 않은 것이다. 물론 학교 측에서 토론회를 준비하다가 선거법상으로 제지를 당해 급하게 주관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후보자들이나 각 당 지도부들은 선거유세에는 각고의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는 스스로 거부했다. 공약이나 계획으로 자신들을 부각하고, 그러한 활동들을 통해 호흡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궁색한 변명으로 토론의 장을 피해나간 것이다. 또한 유권자의 대부분이 사생들이었음을 감안해 기숙사 내부에 투표소를 설치해 접근성을 용이하게 진행했으면 하는 부분도 아쉬운 대목이다.

선거의 결과에 대해 각 언론에서는 지금까지 ‘여당 정치에 대한 심판’이라는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은 정치권을 넘어 우리 학교에 의미하는 바도 크다. 3천5백 명에 가까운 유권자, 그리고 특정 후보자에 대한 과반의 지지는 앞으로도 있을 지역선거에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몰표심리가 나올 수 있는 ‘기숙사’라는 단일 집단의 특수성이 3천5백표에 가까운 유권자와 합쳐졌을 때는 실로 어마어마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사실 유권자가 많아진다는 점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기본적으로는 유권자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우리 학교가 공공기관에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커짐을 의미한다. 이는 계획의 성패 여부를 떠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적어도 우리 학교 학우들, 나아가서는 20대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예전과 조금이라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20대, 그중에서도 대학생들 역시 정치의 무풍지대가 아닌 조금의 노력과 관심을 통해 충분히 높은 선거율을 보일 수도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거와 소속된 공간에 대한 관심이 1달 앞으로 다가온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반복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