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덕(국문05)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해마다 전쟁은 반복된다. 도서관 열람실에 사물을 방치하는 사람들과, 도서관을 깨끗이 하려는 도자위 간의 끊이지 않는 전쟁. 도자위는 분명히 무단 방치 사물을 불시에 철거한다고 공지하였고, 중도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그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해마다 문제는 되풀이되는가?

필자는 그 원인을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음에서 찾는다. 해마다 무단철거를 당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책을 잃어버리면서도, 꿋꿋이 책더미를 열람실 한 켠에 쌓아두는 것은 불시 무단 철거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쾌적한 학습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도자위의 의도는 부정할 생각도 없고, 오히려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쉽다. 매일 도서관을 찾는 장기 고시생들이 하루하루 보는 책의 양을 보자면, 그들에게 매일매일 그 책들을 들고 통학하라는 요구는 가혹하다.

중앙 도서관 열람실 앞에는 분명히 사물함이 있다. 1개월에 1만3천원, 3개월에 3만6천원, 6개월에 6만8천원 하는 전자식 사물함. 하지만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도자위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단과대 및 과 학생회가 운영하는 사물함이 운영하는 사물함이 한 학기에 천원에서 오천원정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도의 사물함은 지나치게 비싸다. 전자식 사물함이라서 운영비가 비싸다는 이유라면, 학생들의 설문을 통해 구형 사물함으로 바꿀 것을 건의한다.

기 설치된 사물함의 철거 및 재설치 문제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운영비를 꼭 학생에게서 전부 받아야만 하는가? 가까운 예로, 고려대학교는 사물함 운영을 사기업의 광고 수주를 활용하며, 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에 사물함을 이용한다. 물론, 사물함의 수도 많다. 반면, 우리 학교의 사물함을 보자. 전자식 사물함의 중앙에 나오는 화면에는 성대 광고가 나온다. 대상은? 성대생. 성대생들에게 하는 성대광고. 필자는 코미디라고 말하고 싶다.

10대 도자위의 슬로건이 ‘공존 그리고 자율’인 것으로 기억한다. 본인은 그 공존이 소수를 무시하고 이루는 공존이 아닌 모두가 포용될 수 있는 공존이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러한 기반 위의 자율이었으면 한다. 도자위가 진정 ‘자치’를 표방한다면, 그 자치는 학생들을 위한 자치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분별한 ‘철거’와 ‘책임회피’가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를 요구한다.

도자위가 학교 산하의 부속기관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