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3일까지 대학로CGV 등지에서 열려

기자명 김민지 기자 (msvt4ever@skku.edu)

때 아닌 한파로 겨울 못지않게 쌀쌀했던 11월 첫째 주, 수선관 3층에 위치한 영상제 ‘Fried Screen(이하:프라이드스크린) 2009’ 기획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행사를 목전에 둬서였을까? 칼바람이 몰아치던 밖과는 달리 치열한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찬 기획실의 공기는 얇은 옷이 덥게 느껴질 정도로 후끈했다. 벌써 5번째를 맞이한 젊은 영상작가들의 축제, 프라이드스크린의 어제와 오늘을 주목해 보자.

젊은 영상작가들, 상상의 날개를 펼치다
프라이드스크린의 탄생은 5년 전이던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학교 영상학과에 재학 중이었던 배우 배용준이 연기를 이유로 학업을 그만두면서 ‘학교와 문화ㆍ예술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원금을 기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계획된 영상제가 바로 프라이드스크린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축제는 ‘창의력을 통해 가공된 스크린’이라는 의미를 갖고 젊은 영상인들의 영상문화를 대변하는 축제를 목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배씨의 후원을 바탕으로 활발한 대외적 홍보에 치중했던 첫 번째 영상제와는 달리, 2006년의 프라이드스크린은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모든 것을 학우들이 운영하는 상황에서 큰 규모의 행사를 유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이 때문에 주로 학내 구성원들을 목표로 한 홍보가 이뤄졌고 특히 관련 학과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학과 학생들의 상담도 이뤄져 일반인들에게 우리학교 영상학과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정규문(영상02) 학우는 “이전 축제에 대한 반성으로 2006년에는 규모를 크게 하는 것보다는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해 좀 더 단란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맞이한 3번째 프라이드스크린에서는 좀 더 많은 외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행사가 계속되면서 우리 학교만의 축제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다양성을 꾀하기 위해 외부 작품을 수급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중앙대 △한양대 등 9개 대학들이 참여해 외부작과 내부작의 비율을 반반으로 끌어올렸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영상들을 선보여 영화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예전에 비해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무한영상 다면매체’라는 주제 하에 △프라이드 게임 △프라이드 뉴 커런츠(실험 영상) △프라이드 데생(애니메이션) △프라이드 시네마  △익스페리멘틀 앵글(모션그래픽ㆍ미디어아트) 등의 다양한 섹션을 통해 영상제로서의 의미를 다지게 된 것이다.

2 008년, 프라이드스크린이 대외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이전까지 우리 학교 새천년홀에서 진행되던 행사가 대학로 CGV로 장소를 넓혀 가면서 보다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팀장 김영민(영상07) 학우는 “행사 진행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CGV 대관 △USB △카메라 대여 등뿐 아니라 이들의 참여를 북돋을 수 있는 이벤트나 간식거리 등을 기업들이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기획단의 열정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관심
이렇게 점차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프라이드스크린에도 어려움은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축제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 작년부터 CGV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행사를 주최하는 것에 대한 주인의식이 높지만은 않다. 이에 대해 정태윤(영상04) 학우는 “실제로 우리학교에 영상학과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학우들도 있다”며 “학교 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관심을 받기에 힘든 부분이 있다”고 어려움을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과 내에서도 행사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낮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이 축제를 참여하는 데에 대한 학교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정 학우는 “학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비해 행사가 끝난 후 실질적으로 남는 것이 없어 기획에 참여한다는 것은 일종의 봉사활동 격”이라고 말했다. 물론 학교에서도 교수님들의 자문과 함께 일정 정도의 예산을 지급하기도 하고 단장으로 활동한 학우에 한해 졸업 작품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프라이드스크린을 운영하고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하기에는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번 행사에 참여했던 학우들은 다시 참여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기획단들이 행사 운영에 숙달되지 않아 생기는 어려움도 있다.

또 다른 어려움은 타 학교 작품들을 수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특정 학교에서는 작품의 작자와는 별도로 배급하는 주체가 결정돼 있을 정도로 저작권의 개념이 강화됐다. 이 때문에 예산상 작품 수급에 큰돈을 쓸 수 없는 기획단의 입장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모으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뒤로하고 오늘부터 13일까지 개최될 2009 프라이드스크린에서도 어김없이 다양한 젊은 영상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상상력을 만나 볼 수 있다. 올해는 ‘영상을 맛보다’라는 슬로건 아래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시작한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프라이드스크린.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통해 젊은 영상작가들의 예술정신을 담아 낼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