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형(인과계열09)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작년의 악몽이 떠오르기라도 하듯, 총학선거가 다시 한 번 무산되었다. 09학번 새내기로 성균관대학교에 들어와 새내기 생활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총학선거를 두 번이나 경험하게 된 것도 모자라, 눈앞에서 선본들이 사퇴하는 모습들까지 보게 된 것이다. 작년에 있었던 성추행 사건과 선거 조작 사건 등, 성균관대학교의 선배들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바로 작년에 벌어졌다는 사실에 새내기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그런데 올해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또 하나의 불안감이 엄습했다. 바로 ‘입학식’이다. 09학번들은 모두 공감하는 바겠지만, 작년 우리들은 ‘잃어버린 입학식’을 너무나도 되찾고 싶어했다. 선거무효로 인해 미뤄진 총학선거 덕분에 입학식을 비롯한 입학 초기의 행사가 비대위의 진행으로 이뤄졌고, 그 덕분에 가장 평범하고도 초라했을지도 모르는 입학식을 치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른 학교를 입학한 친구들이 자신들의 대학교에서 얼마나 성대하게 그들을 환영해줬는지 자랑하는 것을 듣고 있자면 한 없이 초라해지곤 하던 3월이었다.

내년 10학번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입시라는 힘든 고개를 넘어 성균관대학교에 당당히 들어온 후배들에게 작년과 같은 일이 또 다시 벌어진다면, 그것은 새내기들의 의욕을 꺾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자체에 대한 실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새내기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이다. 그래야지만 비로소 학교를 자랑스러워하고 애교심이 우러나와 학교생활에 열과 성을 다 할 수 있다. 벌써부터 10학번들이 합격을 해 입학을 준비하고 카페를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 적어도 부끄러운 선배의 모습을 보이지않는 것이 우리의 도리는 아닐까. 앞으로의 성대를 이끌어갈 새내기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충분한 자질을 갖춘 후보가 나와 내년 10학번 새내기들을 맞아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