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민지 기자 (msvt4ever@skku.edu)

쌀쌀한 가슴을 녹이는 뜨거운 향기, 입안을 가득 감싸는 부드러운 풍미.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맛보았을 커피의 매력이다. 카페에서 즐기는 커피의 맛과 향은 더욱 향기롭다. 그리고 이제 카페는 단순히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음료들을 맛보는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4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8회 서울 카페쇼에서는 이러한 카페문화를 한눈에 즐길 수 있었다.

서울 카페쇼의 첫 번째 매력은 전문 바리스타와 바텐더들의 실력과 기량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바리스타 챔피언십과 코리안컵 바텐더대회가 개최된 것.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관람한 대학생 이원주씨는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었다”며 “단순히 식음료를 넘어 예술 커피를 직접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또한 바텐더대회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후원으로 최근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를 칵테일로 만드는 경연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주 막걸리가 칵테일로 진화해 한국의 전통주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한 이번 서울 카페쇼에서는 단순하게 커피를 즐기는 일반인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함께 커피 마니아들을 위한 세미나도 진행됐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서 △카페 창업과 운영노하우 △홈카페 만들기의 실재 등의 세미나도 이뤄졌다. 또한 △스페셜티커피의 진화와 커피 감별 △생두 농작법 및 감별 과정 △북미ㆍ유럽의 스페셜티 커피시장 등 커피 전문가들을 초청해 개최한 수준 높은 세미나들은 서울카페쇼를 찾은 마니아들의 커피에 대한 지식욕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이와 관련 카페쇼 전시팀 오윤정 과장은 “일반 대중들이 과거에 비해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서 이에 세계적인 전문가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물론 서울 카페쇼에는 그 근원적 목적이 상업적이다. 이 행사에는 단순히 커피 문화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참여한 인터넷 동호회나 카페 관련 학과의 대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커피관련 기업들로 자사의 로스팅기나 커피콩 등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업성을 보완하기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특히 커피 공정무역을 주장하는 기관들의 참여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규모 기업들에 의한 착취가 이뤄지고 있는 커피콩 거래 과정에서 생산자를 배려하는 공정 무역이 주목받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커피의 진성원 간사는 “아름다운커피는 지난 3년간 카페쇼에 참여해왔고, 올해에는 ‘한국 YMCA 피스커피’나 ‘행복한 나눔’ 등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기관들도 참여하게 됐다”며 “커피 시장이 대단히 보수적인 편인데 이런 상업적인 공간에 우리 같은 기관이 참가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커피문화가 건강해 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일반인들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매년 규모와 내용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서울 카페쇼. 내년에는 더 향긋한 커피 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커피의 매력을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