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우주 등 다방면에 적용돼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10월 6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업적을 남긴 이들은 다양한 부문에 걸쳐 상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노벨 물리학상에는 고체촬상소자(Charge Coupled Device, 이하:CCD)를 개발한 미국 벨 연구소의 월러드 보일과 조지 스미스 박사가 선정됐다. CCD는 기존의 반도체 기판 보다 작지만 성능과 신뢰성이 심화된 촬상(형상을 모은다는 뜻) 장치다. 이 결과는 CCD가 주변에서 친숙하게 사용되는 디지털카메라와 같은 전자기기를 비롯해 우주와 의학을 넘나들며 우리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우표만한 크기의 네모난 판으로 구성돼 있는 CCD 칩 하나에는 각 화소와 대응되는 수백만 개의 작은 CCD가 나열돼 있다. 화소는 ‘픽셀’이라는 용어로도 알려져 있으며 디지털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단위다. 이에 화소가 많아질수록 우리에게 보이는 그림이나 영상의 화질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 때 CCD는 카메라에 들어온 빛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꾸는 기능을 수행해 카메라의 핵심 기술로 인정받게 됐다. CCD가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기능이 있는 만큼 그 이후로 필름 없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사실 이번 해 노벨상을 수상한 CCD 기술은 기존 노벨상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업적이다.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광전효과와 CCD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광전효과란 금속이나 반도체의 표면에 빛을 쪼이면 전자들이 튀어 나오는 현상이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CCD칩에 닿으면 광전효과에 의해 전자가 발생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전자는 수백만 개의 작은 CCD내부에 모인다. 전자의 양은 화소의 1대 1 대응으로 빛의 양과도 비례하기에 이것을 측정하면 처음 들어온 빛의 양을 알 수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사물에서 디지털로 재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흑백을 비롯해 컬러까지 완성된 색상 정보를 내는 CCD는 사진기 이외에도 우리가 볼 수 없는 미지의 우주를 탐험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다. 1980년대 개발된 허블우주망원경은 CCD를 장착하고 난 뒤 기존의 필름보다 빛을 감지하는 기능이 1천 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구에서도 선명한 별빛이 찍힌 사진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올 3월 태양계 바깥의 지구형 행성을 탐험할 목적으로 발사된 케플러우주망원경 역시 CCD가 적극 활용됐다.

의학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CCD를 이용한 의료 기기는 세포나 조직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으며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경우 해당 부위를 유용하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CCD가 장착된 캡슐 내시경은 인체 내부에 들어가 몸속을 촬영하고 그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기도 한다.

이처럼 CCD는 △전자공학 △우주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것만의 기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광전효과라는 노벨상이 더해져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CCD.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와 활약하고 있는 그 효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