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경제06)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위기의 인문학에 대한 다양한 강구책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문학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국내 유명 대학들은 앞다투어 기업 CEO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서점에는 관련 서적들로 넘쳐난다.

그런데 학문의 근원지라 할수 있는 대학에서는 어떠한가? 학기마다 대다수 인문학 강좌들이 최소수강인원수를 채우지 못해 폐강되기 일수이고, 공부좀 했다는 고등학생들은 약속이나 한 듯 상경대학에 몰려든다.

기초학문의 습득보다는 당장의 취업에 급한 대학생들에게 공부하기 어려울뿐더러 현실적인 도움으로 와닿지 않는 인문학 보다 실용학문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식자층임을 자부하며 데카르트와 칸트, 쇼펜하우어에 도전하는건 단지 ‘7080’의 전유물일까? 요즘 대학생들은 4년동안 프리젠테이션 연습과 외국어 공부만 한 것 같다는 기업 인사담당자의 지적에 뜨끔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자신을 위로한다.

애플의 스티븐잡스는 소크라테스와 점심식사에 회사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다 하지만 한낱 ‘A+’ 학점과 소크라테스와의 만남을 교환하고 싶은 대학생은 별로 없어 보인다. 대학생들이 그렇게 입사하고 싶은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인문학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는데 가장 귀담아 들어야 할 대학생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건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그만큼 크다는걸 방증하는게 아닐까? 상대적으로 어려운 인문학을 강조하는게 허세가 아니라면, CEO들의 인문학 수업이 단순한 사교적 모임이 아니라면 대학에서의 인문학에도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