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원(화학06) 다산국제네트워크 前 회장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2009년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우리 학교 인문사회과학캠퍼스와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18회 하버드 아시아 국제관계학 학술 컨퍼런스(Harvard Project for Asian & International Relations 2009 Academic Conference, 이하 HPAIR)가 우리 학교 다산국제네트워크와 하버드대 HPAIR 조직위원회의 공동 주최로 진행되었다. 당시 모교 측의 세심한 배려와 후원 덕분에 25개국 3백80여 명이 참석하고, KBS와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되는 등 학내외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 자리를 빌어 우리 대학본부와 총동창회 측에 다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HPAIR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아시아의 대학생들과 공동으로 학술 회의를 진행하는 것인데 올해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유치권을 따내어 그 역할을 잘 수행해내었다. 행사를 주최한 우리 학교 다산국제네트워크 학우들은 2007년 7월부터 1년 동안 유치 준비를, 2008년 9월부터 근 1년 동안 주최 준비를 해왔다. 무려 2년간의 여정에서 필자는 학생사회 차원의 국제교류에 대하여 많은 생각이 들었으며, 이를 우리 1만 8천 학우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현실적 요건 : 재정적 문제와 네트워크 문제
국제교류라 함은 2개국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진행하는 교류이다. 이에 따른 항공비와 숙박비 문제는 다른 일반 행사의 그것보다 큰 편이라 재정이 탄탄해야 한다는 중요한 현실적 요건이 있다.

이 밖에도 네트워크와 홍보도 중요한 현실적 요건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전 세계 각지에는 다양한 국제교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사의 콘텐츠를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홍보도 잘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국제행사 중 일부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미 유명하고 검증된 행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학교의 유명도나 초청연사의 유명도도 중요한 홍보 요소로 작용하며, 우리가 기대하는 대상의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오기 바란다면 해당 대상과의 네트워크도 잘 구축해놓아야 한다.

장점 : 국제교류를 통한 20대의 잠재성 자극
대학생들이 경험하는 국제교류의 장점은 바로 20대의 자신감과 잠재성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졸업 후 사회 진출까지 짧게는 1년, 대체로 3~6년이나 남아 있다. 그러므로 국제교류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남은 대학생활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 1학년일 때 어떤 국제교류를 통해 동남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졸업하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동남아시아의 언어나 역사를 배우도록 준비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을 다니는 주요 목적이 전공 공부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통찰력을 얻는 것이라 한다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 학생사회의 국제교류를 상상한다
위에 열거한 장점과 현실적 요건을 우리 학교에 대입해보니 별 부족한 점이 없었다. 대학본부 측의 노력 덕분에 우리 대학의 연구역량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외국인 신입생과 교환학생도 점점 늘고 있다. 또한 우리 대학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역사성과 더불어 중국, 일본, 미국, 독일의 명문대와 복수학위 및 공동 학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유명도’와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보아도 한국 제일이다. 매년 여름방학에 진행하는 국제하계학기에 40여 개국 약 5백 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학교를 찾아오는 것도 우리 학교를 선호하고 높이 평가하는 방증 아니겠는가.

학교 밖에도 학생 차원의 국제교류는 점점 다양화되고 있고 그 수도 늘고 있다. 매년 한일 양국 정부가 양국 국민의 화합과 상호이해를 위해 매년 서울에서 주최해오던 ‘한일 축제 한마당’이 올해부터는 도쿄 도심에서도 진행되기 시작했고, 그 주요 기획단과 주최자가 어른만이 아니라 대학생으로도 채워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 학교의 학생회나 동아리들이 주요 기획자로서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와는 별도로 성대생들이 도쿄대학 등 일본의 대학생들과 함께 화합하는 문화교류 행사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그 교류행사가 양국 국민들에게도 개방된다면, ‘사회에 공헌’한다는 대학생의 사회적 및 암묵적 의무를 이루어낸다는 의의도 클 것이다. 북경대학과 복단대학의 국제문화축제를 비롯하여 베이징, 상하이, 타이베이의 학생들과도 교류해볼 여지와 방안도 충분히 있다.

우리 학교의 건학이념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은 스스로를 수양하고, 사회에 공헌하라는 참 멋지고 훌륭한 가르침이다. 여기서 사회에 공헌함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도 의미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역할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 못지 않게 우리 성균관 학우들의 꿈과 활동범위도 국제무대로 넓혀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 학생들이 직접 국제교류 행사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과정에는 분명 많은 고생이 들겠지만, 그 과정에서 절친한 외국인 친구들도 생기고 외국을 이해하는 통찰력도 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