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우수작 - 조아람(교육대학원09 국어교육전공 2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엄마야
사람들은 단풍이 물들었다고 하지
그래서 산으로 들로 단풍놀이를 가야한다고 하지
당신이 떨어지는 게 보기싫어 돌을 던진다
머리에 핀 꽂아줄 이도
분홍 스웨터 만지작대며 생각해줄 이도
하이힐을 보며 나무랄 이도
떨어지잖아 대야에 물을 받아 손을 담궈봐
화들짝 당신이 보일테니까
당신이 멍든 얼굴을 한 채 널렸는데
울긋울긋 이별을 반가워하지
사람들은 누구도 들어오지 못해 발을 대는 순간
돌팔매질에 찬물을 끼얹을테니
물결처럼 들이대다가 사라지는 게 그리움이라는데
그 길목에 서서 기다리려니
호주머니 가득 자갈이였다
모래더미 속 두꺼비집 짓고 초대할 생각인데
왜 기다리질 못해 대체 왜
움켜쥔다 물한동이 바득바득 쥐어보고 잡히질 않아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내가 놓지 않을 거야
세숫대야 한가득 자갈을 집어넣었다
엄마야
참, 우리 세수해야지

※ 행 배열이 작가의 의도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옹이가 있어 쓸모없는 소나무가 관솔불이 되어 세상을 밝힌다. 하얗게 질린 백지 위에 침묵이 가득한 수다를 담아낸다. 비를 휘감아도는 우산을 쓸 때, 먼지 쌓인 책상을 청소할 때, 어려운 전공책과 입씨름할 때, 언제 어느 때든 가리지 않고 그는 나를 불쑥불쑥 찾아온다. 나는 그를 떠나지 못하고 그는 나를 미치게 한다. 그가 바로 ‘시’다.
시는 내게 있어 또다른 인생이자 내가 나아가야 할 미지의 존재다. 이상에 닿지 못하는 미숙한 존재인 내게 용기를 북돋아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문학세계에 밑그림을 그려주신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수람이 현광이, 고운 색감을 입혀주신 여러 선생님들, 나의 스케치북이 되어준 ‘너’에게도 ‘아!’ 하고 소식을 날린다. 언제나 겸손한 자세 잃지 않으며, 펜 끝으로 끄적이는 시가 아니라 가슴으로 꿈꾸는 시인이 되고 싶다. 성대문학상을 발판으로 한층 더 도약하는 삶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