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신홍범 코모키 수면센터 원장(서울대 겸임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 최근 수면경제학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외국에서는 수면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 캐나다,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수면경제학 관련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 나 또한 수면경제학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양의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그만큼 경제적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이것의 좋은 예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들 수 있다. 조금의 이익을 위해 희생한 잠 때문에 발생한 그 사고에서는 막대한 비용의 손해뿐만 아니라 인명피해도 있었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일의 효율을 높이고 이러한 사고 또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수면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은 어떠한가
사실 수면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다. 수면은 삶의 여유가 생길 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웰빙’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는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비해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수면에 대해 관심을 가질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생활적 여유를 갖게 되자 수면에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 시에스타 제도나 낮에 한 두 시간 자도록 하는 프랑스와 중국의 낮잠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가 위의 제도를 시행하는 데에는 그 나라 나름의 사회, 문화적 배경이 존재한다. 이 나라들의 경우 낮 시간의 온도가 높아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아무 일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낮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또한 노동 생산성이 높아 낮에 잠깐 쉬더라도 그 부족량을 채울 수 있다. 반면 노동 생산력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제도의 시행은 불가능하며 이 나라들의 경우처럼 낮잠을 한 시간씩 잘 필요 또한 없다. 낮잠은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20분정도만 자도 충분히 밤잠의 서 너 시간을 대체할 수 있다. 이 이상 수면을 취할 경우 오히려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져 일어나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사람이 24시간동안 자야할 양은 정해져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공부를 위해 그 시간을 채우지 않는다면 낮 시간 학습에 그 이상의 손해를 입게 된다. 즉 이러한 습관은 학습효율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도 해치게 된다는 말이다. 수면의 절대시간을 줄이려 하기보다는 잠을 충분히 자고 그 나머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수면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최근 국내에서도 수면 관련 학문은 많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러한 결과들이 대중들에게 잘 전해지지 못했다. 흔히들 병이 있는 자만이 수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하기 쉬운데, 이러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잠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수면의 어려움을 치료하는데 개인적으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