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지식 공유… 전 세계 TED에 매료

기자명 고두리 기자 (doori0914@skku.edu)

 

“삶이란 자신보다 중요하고 거대한 아이디어에 대해 고민할 때 가치 있어진다”
TED의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이 지난 1월에 열린 2010 TED 컨퍼런스 개막식에서 한 말이다. 한 개인의 아이디어를 전 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공유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확산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삼고 있는 이곳. 지성의 향연, TED에 대해 알아보자.



국내외를 막론한 각종 컨퍼런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도 TED는 여느 컨퍼런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TED는 △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약자로 1984년부터 미국에서 주최되는 연례 국제 컨퍼런스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50여 명의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창조적ㆍ지적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하고 교감한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소설가 알랭드 보통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에반 윌리엄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강연한 바 있다. 이들이 TED에서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강연하면 그 곳에 있는 청중들은 그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생중계되는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그 아이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다. 이것이 바로 TED의 모토, ‘확산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TED에서 강연을 한 연사들은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강단에 서는 것도 아니며, 어떠한 돈을 받고 서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TED에 참여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얘기한다. TED는 ‘18분의 매직’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는 TED가 다른 컨퍼런스와 구별되는 점 중 하나다. 연사는 18분이라는 주어진 시간 동안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들은 청중들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압축적인 감동과 즐거움을 전달해야 한다.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이 들려주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법, 21세기에도 전 세계 2천 7백만 명의 노예가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 고발하는 케빈 베일스, 각종 가공식품에 의해 길들여진 아이들의 건강을 경고하는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까지... TED는 일일이 거론할 수 없는 가슴 설레는 이야기를 펼치는 곳이다. 이는 TED가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따분한 컨퍼런스가 아님을 의미한다.

초기 TED의 아이디어는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끼리만 공유하는 일반 컨퍼런스 형태였다. 그러나 2001년 새플링 재단의 크리스 앤더슨이 인수하면서 그 형태는 새롭게 변했다. TED의 모토를 실현하기 위해 TED에서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를 완전 개방한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을 통한 강연이 무료로 제공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전파하고 있다. 이것이 TED가 다른 컨퍼런스와 구별되는 또 하나의 ‘차별화’다. 특히 자국어 번역 프로젝트가 시행되면서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자국어로 TED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됐다.

TED는 더 나아가 TEDx란 형식으로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에서도 독자적인 강연회를 개최하게 된다. TEDx는 TED로부터의 라이선스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이벤트를 조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TED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성원 스스로 TED와 같은 강연회를 열 수 있다. 현재 △TEDxTokyo △TEDxLondon △TEDxBeijing 등 전 세계적으로 2백여 개 모임이 활동 중이고 해마다 그 수는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도 현재 TEDxMyeongDong, TEDxSeoul을 시작으로  TEDxYonsei, TEDxSookmyung 총 4개의 TEDx가 활동 중이다. 또한 △TEDxPusan △TEDxKaist △TEDxKwangwoon 등이 준비 중이며, 앞으로 국내의 TEDx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TEDx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단계다. 이와 관련 TEDxMyeongDong 최웅식 디렉터는 “국내 TEDx가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구 논의가 활발하고 교수, 학생들의 엄청난 지식콘텐츠가 모여 있는 대학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대학의 TEDx 참여를 당부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TED의 영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아이디어도 모든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그날까지 TED의 위대함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