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이삭 기자 (hentol@skku.edu)
장인의 수공예품 같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게임을 만든다는 꿈을 가진 대학생. 그가 직접 만든 게임은 독창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한국 인디게임 최초로 닌텐도DS와 Wii 전용으로 일본에서 출시된다. 바로 지난달 25일 우리 학교를 졸업한 김종화(영상04) 동문의 이야기이다.

김 동문의 어린 시절은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레고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과 비디오 게임을 유달리 좋아했다. 그렇게 ‘만드는 것’과 ‘게임’을 좋아하는 그의 취미는 자연스럽게 게임 제작으로 이어졌다.

처음으로 만든 게임은 우리 학교 2학년 재학 중 만든 <Palette>다. 프린터의 컬러 잉크를 닦은 휴지를 보고 색을 이용한 게임을 기획한 것이다. 기획부터 프로그래밍, 디자인까지 모두 김종화 동문이 혼자서 진행했다. 영상학도로서 프로그래밍은 어떻게 해결했냐는 질문에 “전공 수업에서 기초적인 프로그래밍을 배우기는 했지만, 부족한 감이 있어 1학년 겨울방학 때 플래시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과 시행착오를 겪은 후 만들어진 <Palette>는 창의성을 인정받아 IGF(Independent Game Festival)에서 학생부문 상을 수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같은 과 동기가 영상, 영화 등을 공부하는데 반해, 게임을 꿈으로 삼고 공부하는 자신이 외부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며 새내기 시절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자칫하면 갈피를 잡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영상 전공 강의에서 배운 노하우와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익힌 영상 기술을 활용하여, ‘방’ 단위로 화면이 나누어진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Rooms>라는 이름의 게임은 <Palette> 개발 전부터 기획해 뒀던 내용인데, <Palette>보다 더 나은 게임으로 제작하기 위해 다른 영상학과 학우가 디자인에 참여했다. 마침내 두 번째 작품인 <Rooms> 역시 IGF에서 수상하게 되면서, ‘2년 연속 IGF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결과를 얻었다. 특히 <Rooms>에서는 영상학과 전공수업에서 배운 방법으로 실사를 넣기도 하고, 크로마키(피사체를 파란색 배경에 세워두고 촬영하는 화상합성기술) 방식도 사용했다.

그 후 장수영(영상06) 학우와 함께 <Rooms>를 상용버전으로 다시 제작했는데, 온라인에서만 1만 장 이상이 팔리고, 러시아, 독일에서도 패키지가 발매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독창적 이지만 재미도 있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 노력에 대한 결실로 <Rooms>을 대형 게임업체 허드슨을 통해 닌텐도DS, Wii 전용으로 올해 4월 발매할 예정이다.

인디게임에 있어서 매번 새로운 혁신을 해나가고 있는 김종화 동문. 그는 마지막 학기에 들었던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와 게임의 결합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한다. “작품성 있고, 실험적인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Palette>를 생각했고, 작품성이 높으면 재미가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Rooms>를 만들었다”며 “일본에서의 <Rooms> 발매로 우리나라 인디 게임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하고 싶다”는 김종화 동문. △스마트폰 △닌텐도DS △PSP를 비롯해 온라인 서비스로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는 국제 게임시장에서 경쟁하는 김종화 동문의 작품이 온라인게임 중심의 우리나라 게임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얻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