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다빈 편집장 (ilovecorea@skku.edu)

얼마 전 입학관리팀의 관계자로부터 놀라운 소식 하나를 들었다. 2010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우리 학교의 입학 성적이 연고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넘어선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였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 대한민국 교육열의 상징인 강남에서도 우리 학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입시 시장에서 ‘성균관대’라는 브랜드의 힘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평소 대학 서열화를 강하게 반대하는 필자임에도 학교의 성장속도가 싫지만은 않다. 신념과 현실 사이의 이중적인 태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균관대에 다닌다”고 말할 때마다 괜히 어깨와 목에 힘을 주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와도 등치한다. 입시라는 관문을 뚫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자에게만 입학의 기회가 부여된다. 부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사실상 그 경쟁의 승자이다. 이러한 경쟁의 논리 앞에 ‘성적’ 이외의 고민은 사치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다보면 자신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못한 채 청소년기를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우리 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 역시 ‘경쟁’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잃어버리지는 않았을까 우려 된다. 대학생으로서의 생활은 고등학교 시절과 질적으로 분명 다르다. 더 이상 주어진 삶에 따라서 살아갈 수 없다. 부모님의 포근한 품 속을 벗어나 자신의 책임 하에 선택해야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책임에 비례해 겪게 될 시련의 크기도 이전에 비해 더 커진다. 자신과 사회에 대한 고민과 믿음이 없다면 작은 풍랑에도 쉽게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야 한다. 그 어떤 시련에도 굳건할 수 있는 그런 믿음 말이다. 신념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민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고민을 거쳐,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야할까? 필자가 생각하는 필수 요소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살 것인가, 다른 사람의 행복도 함께 고려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사는 길을 택한다면 지금 당장의 삶은 윤택해질 가능성이 크다. 눈 앞의 이득을 얻는데 유용한 수단을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이들의 행복까지 고려하는 삶을 산다면, 힘든 순간이 많이 찾아오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도 많이 발생한다. 좋은 일을 했음에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을 받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고민은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 것인가. 현실을 개척하는 삶을 살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으면 한다. 위에서와 마찬가지로 현실에 순응하는 삶은 순탄한 오늘을 보장한다. 반면 극복해야하는 현실에 맞서는 도전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 정도로 인식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꿔보자. 결국 자신의 주위로 사람을 모으고, 진짜 필요할 때 도움을 받게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작은 성취가 아니라 진정으로 큰 성취를 하는 사람을 결국 누가 될까? 훗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신입생들이여, 좀 더 멀리보고, 깊게 생각해보자. 비단길보다 자갈밭을 걷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 돼보자. 우리 모두가 행복한 길을 찾음으로써 자신도 행복해지는 삶을 꿈꿔보자. 우리 학교의 건학이념인 수기치인(修己治人)의 가르침 또한 그러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