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사고 도움돼… 여러 분야에서 활용가능

기자명 고두리 기자 (doori0914@skku.edu)

총명(聰明)이 불여둔필(不如鈍筆)이라. 아무리 밝고 민첩한 기억이라도 서투른 기록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즉 우리는 항상 기록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 기록을 글로만 하라는 법은 없다. 기존의 ‘글’로 필기하는 습관을 뛰어넘어 ‘이미지’로 표현하는 혁신적인 방법, 마인드맵. 우리의 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자.


마인드맵은 △그림 △기호 △색상을 이용하여 중심 주제에 대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방사형으로 펼쳐나가는 사고법이다. 1971년 영국의 교육심리학자 토니 부잔(Tony Buzan)이 처음 고안한 것으로,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메모에서 영감을 얻어 마인드맵을 개발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머릿속 생각을 포착해 ‘이미지’라는 언어로 종이 위에 수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다빈치뿐만 아니라 갈릴레오 갈릴레이, 아인슈타인, 피카소 등 당시 ‘천재’라 불리던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쳐나갔다. 과연 마인드맵은 어떤 원리로 우리의 사고에 작용하는 걸까?

인간의 좌뇌는 △언어 △논리 △합리성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우뇌는 △형태 △공간 △상상력 △창의력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딱딱한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좌뇌의 기능만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우뇌의 기능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마인드맵은 좌뇌와 우뇌의 시너지 효과를 발생해 창의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다. 또한 마인드맵은 두뇌의 정보처리과정을 그대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우수하다. 인간의 두뇌를 구성하는 각 기능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가 습관처럼 글로 기록하는 행위는 두뇌의 정보를 단지 나열하는 것에 그치게 된다. 즉, 인간의 두뇌는 다방면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 기록하려는 우리의 습관 때문에 1차원적인 사고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마인드맵은 중심 주제에 대해 주변으로 핵심어들을 나열하고 구조화하기 때문에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두뇌의 구조와 비슷하다. 따라서 우리의 사고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줄 수 있는 기록의 방법은 ‘글’이 아니라 ‘마인드맵’이다.  
 
이러한 이유로 마인드맵은 여러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연설을 하거나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 이용될 뿐 아니라  회의 정리 또는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활용도 가능하다. 실제 △보잉 항공사 △3M △휴렛팩커드 및 한국의 주요 대기업에서는 마인드맵 교육을 사내 직원 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다. 대학사회에서도 마인드맵을 강조하고 있다. 정재윤 저자의 『신입생을 위한 대학생활의 기술』에서는 “필기는 반드시 글자만으로 작성해야 한다거나 노트 위아래로 정리해야 한다는 규칙 같은 건 없다”며 “마인드맵은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기억력을 높이는 동시에, 방사형의 정리구조를 통해 각 하부항목들의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데 용이하다”고 언급돼있다. 마인드맵 지도사(MBI) 강좌를 수강했던 광운대 홍진표(법학06) 학생은 “대학교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지만, 그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가 안 되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마인드맵을 접한 후 발표를 하거나 공부할 때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마인드맵이 우리의 사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마인드맵의 인식이 높지 않다. 글로 메모하던 습관을 갑자기 바꾸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안감 또는 이것이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한 불신감 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인드맵이 어렵고 복잡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학습법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마인드맵 역시 펜을 이용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씽크와이즈 △Freemind △컨셉리더 등 다양한 디지털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섣부른 판단은 금물’임을 알게 될 것이다.
정형화된 학습법에서 벗어나 나만의 ‘생각의 지도’를 그려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무궁무진한 사고를 키우는 데 종이 한 장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