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건강 (negy@skku.edu)

본교에는 졸업 필수 이수제도로서 삼품제가 있다. 국제품, 인성품, 정보품이 그것인데 최근국제품의 TOEFL, TEPS, G­TELP가 3계열로 나눠져 해당하는 점수를 적용하게 되었다. 즉 기존의 TOEIC처럼 점수를 나누어 학생들에게 요구하는데, 이렇게 되면 A계열인 학생들에게는 TOEFL, TEPS, G­TELP 취득 기준이 상향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물론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진정으로 학생을 배려한 처사인지 궁금하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는 것은 단지 우수한 성적으로 시험을 치르거나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것보다도 학교라는 곳은, 대학이라는 곳은 배우고 생각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해당계열의 학생들에게만 별로 크지 않은 점수가 상향된 이 변경에 대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점수 몇 점이 올랐다는 것보다도 이러한 분위기에 의해 학교가 단지 취업을 위한 준비장소쯤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취업을 위한 학문이 힘을 얻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국제품의 기준이 더욱 높아진 것은 이와 같은 상황을 더욱 부채질하지 않을까?

물론 삼품제라는 제도로 최소한의 기준을 세워 학생들에게 경쟁력을 키워주려는 학교측의 배려는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 바로 관련되는 수업의 수가 적은 것이다. 이것은 목표점까지 이끌어 줘야 할 학교가 목표점만 일러주고 알아서 도착하라는 식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 최소한의 선이 높아진다는 것은 조금 무책임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졸업한 학생들은 모두 같은, 방금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상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 없이 단지 졸업을 하기 위해 국제품을 따는 것보다, 비록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선은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선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비록 작은 점수가 상향되었지만, 이를 통해 학교의 분위기가 그리고 학생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학교측은 생각했으면 한다.
황건강(인과계열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