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다빈 편집장 (ilovecorea@skku.edu)

인사캠 최은원 총학생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행사 경품문제를 시작으로 총학 활동비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의혹 당사자인 총학생회장 측과 의혹을 제기한 부총학생회장 이하 집행부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인신공격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 당시 “믿고 지지해달라”고 했던 총학생회장의 말이 무색해짐과 동시에, 활동비 자체를 몰랐던 부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에게도 비판의 화살이 날아가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은 이미 학내 커뮤니티인 ‘성대사랑’ 등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총학을 둘러싼 논란이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총학생회와 관련한 문제는 최근 2~3년간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총학선거 시기에는 △성추행 △사진 조작 △상대선본 사칭 △전자인명부 투표 조작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었다. 비단 선거과정을 넘어 총학생회의 일상적인 자금 운영을 둘러싸고도 몇몇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학생사회를 중심으로 많은 논의들이 진행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명확한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실제로 40대 총학선거 이후 전자인명부의 열람에 대한 문제가 부분적으로 개선되긴 했으나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비롯해 예산 사용에 대한 감시와 공개 부분은 문제가 됐던 시기와 비교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총학선거의 피해자를 자임하며 강력한 진상조사 의지를 밝혔던 The하기 총학 역시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을 ‘용두사미’로 종결했다.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며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은 극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학생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겪으며 학우들은 지쳐가고 있는 듯 하다. 두려운 사실은 이러한 불만이 무관심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치’의 영역에서 실망의 끝은 결국 무관심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위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생각이 번지는 순간 자신들의 대표는 무의미해질 수 밖에 없다. 위기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점점 마음속으로 번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학생대표자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하다. 학생회의 존재 의미와 대표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원점에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한다. 학생회가 ‘신뢰’를 얻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제도적인 차원에서는 그간 학생자치 전반에 걸쳐 지적돼왔던 △활동에 대한 정보 공개 △윤리적 기준 강화 △예산 사용 기준 및 절차 마련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가 갖춰진다면 이를 공유하고, 인수인계하는 시도가 수반돼야 한다. 그간 총학생회에 인수인계 절차가 없어 업무에 차질이 발생했었고, 이번 공금 사용 논란 역시 총학 집부들의 지식 부족과 무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생회는 결코 손가락질 받아야할 대상이 아니다. 대학에서의 학생회는 스스로의 힘으로 나와 사회에 대한 기개를 펼치는 공간이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발전시켜나가는 물리적 거점이기도 하다. 즉, 학생회는 한 개인이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는 중요한 도약대인 셈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자신의 공로장학금을 아낌없이 써가며, 부족한 학생회비를 메우는 학생회장들도 존재한다. 며칠 밤을 새워가며, 학생회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소리없이 묵묵히 일하고 있는 그들의 노력이 학우들의 무관심 속에 그 빛을 잃기 전에, 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는 성균인들의 지혜가 발휘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