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형(경제05)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나는 오늘 대학을 그만둔다. G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얼마 전 전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의 공감을 얻은 고려대 학생 김예슬 씨 대자보의 첫 구절이다. 청년실업과 무한경쟁뿐만 아니라 높은 등록금 또한 대학생들을 짓누르는 요소의 하나임을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반값 등록금 공약을 뒤엎고, 취업 후 상환제는 누더기로 만든 이명박 대통령은 “등록금이 너무 낮으면 질이 떨어진다”며 높은 등록금을 정당화한다. 이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데 도대체 얼마나 더 높아야 한다는 말인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교 비정규직 교수노조(이하 성대분회)가 등록금 인하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신들의 강의료 자진삭감을 제안했다는 지지난 호 <성대신문>의 보도(이하 성대신문)와 성대분회 임성윤 위원장님이 학내에 붙인 대자보는 정말로 마음 따뜻해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까지 희생하려는 모습에서 참다운 스승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는 학부생의 등록금 동결을 발표해놓고 대학원 등록금은 5%나 인상하는 태도를 보인 학교와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강사님들의 마음은 정말 고맙게 받고 싶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고개를 들었다. 학교가 등록금은 인하하지 않으면서 강사료만 삭감하는 명분으로 이번 일을 이용하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이다.

등록금 인상의 진정한 원인은 대학이 기업화하면서 이윤논리가 대학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타대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적립금을 쌓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일간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  학교의 등록금 인상률은 71.3%에 이르고, 이월적립금의 규모는 무려 285.5%나 증가했다.

우리 학교 강사들의 급여는 월 1백만 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방학에는 받지도 못해 “대학에서 강사로 비정규직 교수로 연구하고 교육하고 있는 우리지만, 정작 우리의 수입으로는 우리의 아이들을 한국에서 대학에 보낼 수 없는” 현실(비정규직 교수노조 웹사이트)에 놓여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이 학생들에게 전부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무려 수강 인원 1백70명짜리 전공심화과목이 존재하는 열악한 교육여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한 대학에서는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강사들의 파업에 학생들이 동참하면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미국에서도 얼마 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해 32개 주 1백여 개 대학의 학생들이 시위에 나서자 강사와 교직원들도 대거 합류해 주 정부를 압박했다. 우리도 학생과 강사, 학내 노동자들이 함께 등록금을 낮추는 동시에 강사료와 임금을 대폭 올리라고 요구하며 학교의 이윤논리에 저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