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제하(중문09)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마 전 도서 대출을 위해 중앙 도서관에 갔다. 학기 초인데도 중앙 도서관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으로 인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평소에 독서와 담을 쌓고 지낸 터라 자주 도서관을 찾지는 않지만 시험기간이나 과제를 위해 도서관에 들을 때면 나 자신을 압도하는 엄숙한 면학 분위기에 본인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샘솟는다.

그런데 도서 대출을 위해 책들을 찾던 중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내가 대출하려던 책들이 하나 같이 낙서가 되어있고 반 토막 나 있으며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는 중에 그은 밑줄이나 적어놓은 메모들이 있기도 하지만 그 후에 책을 볼 사람에게 그것들은 한낱 낙서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대출하려던 책은 3권이 있었는데 모두 상태가 불량하였다. 계속 갈등하다가 낙서는 좀 있지만 반 토막 나지 않은 책을 고심 끝에 고르게 되었다. 그래도 찝찝한 기분은 가시질 않았다.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는 책들은 우리의 등록금을 사용해 구입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도서관의 책들은 우리 모두의 책인 동시에 바로 우리 자신의 책인 것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책에 함부로 낙서를 하고 종이를 찢는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모두가 공유하는 도서관의 책들을 자신의 책처럼 깨끗이 사용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학생들 누구나 공유해야 할 도서관의 책들이 일부 학생들의 비양심 속에서 수난을 당한다면 점차 깨끗한 책들은 도서관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고 결국 성균관대학교 학생 모두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이기에 책을 빌려볼 때는 뒷사람을 생각하는 세심한 배려를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낙서는 물론 중요한 페이지를 찢는 몰지각한 행동은 아직 책을 읽는 문화인의 자세가 부족하다고 보여질 수밖에 없다.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할 때에는 깨끗하게 반납하여 모든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성숙한 독서문화를 정착해 나가야겠다. 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