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경희의료원 동서의학연구소 조기호 소장

기자명 고두리 기자 (doori0914@skku.edu)

동서의학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상호보완을 통해 각각의 한계점을 극복한 ‘제 3의학’ 또는 ‘신(新)의학’이라 불린다. 이러한 동서의학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동서의학연구소. 1971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국제학술대회 개최 △세계보건기구(WHO) 전통의학연구협력센터로 지정 △임상연구를 통한 신약개발 추진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서의학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조기호 연구소장을 만났다.


유오상 기자 osyoo@skkuw.com
■ 왜 동서의학이 주목받고 있는가 
국내에는 서양의학이 주류의학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만약 서양의학으로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고 환자의 만족도가 100%라면 우리는 굳이 대안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서양의학으로도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 존재하며 그에 대한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 동양의학과의 융합을 추구하는 것이다. 동서의학이 사용된 예로 암에 걸린 환자를 치료할 때는 서양의학으로, 치료 후 재발예방 및 관리할 때는 동양의학으로 치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동서의학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상호보완을 통한 ‘뉴 패러다임’을 가져왔다. 

■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통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는 없는지
두 분야의 의학이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 있어서 방법은 다르지만, 병을 완치하기 위한 목적은 같다. 동서의학 역시 환자의 병을 고치기 위한 최적의 치료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따라서 동서의학을 ‘좋다, 나쁘다’라고 쉽게 단정 지을 수 없으며,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동서의학은 오늘날 사회에서 요구되는 하나의 큰 흐름이며, 이는 하나의 의학 방법론으로 생각될 수 있다.

■ 현재 국내 동서의학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면
의료비 부담이 가장 큰 문제다. 아무래도 양방과 한방진료 모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재정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한방과 양방이 같이 작용했을 때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이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연구중에 있다. 국내 의학은 아직 동서의학보다는 이원화된 의학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동서의학의 인식이 그리 높지 않다. 반면 일본은 동서의학과 같은 맥락인 통합의학이 발달했는데, 많은 의과대학에서 한방의학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64개 대학 부속병원에서 한방외래가 개설돼 있다. 일본의 통합의학의 성과를 참고하면서 국내의 한ㆍ양방 의료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앞으로 국내 동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과대학에서 한의학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 또한 의료병원에 한방 진료과 설치를 확대시켜야 한다. 다행히도 올해 1월 31일부터 의료기관에 한의사를 고용해 한의과 진료과목을 운영할 수 있는 의료법이 개정돼, 한 병원에서 한방과 양방진료를 같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마지막으로 많은 환자들이 동서의학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ㆍ양방 진료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선결된다면 국내 동서의학은 한 발짝 더 진보할 수 있을 것이다.